[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수출물가가 4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하반기 수출 주력기업들에 적신호가 켜졌다.
원유가격 급등 기미가 보이는 상황에서 수출물가의 하락이 하반기 경기회복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의 수출물가(원화)는 작년말에 비해 7.6% 떨어져 1~5월까지 5개월 기준으로 관련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71년 이후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작년 5월의 수출물가는 전년말대비 20.4% 올랐었다.
한은은 "올해 수출물가가 급락한 것은 세계 경제침체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물가는 수출총액에서 일정비율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211개 품목의 외화 계약가격에다 환율을 적용해 계산한다. 따라서 수요·공급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물가도 하락한다.
분야별로는 종이와 종이제품이 20.5% 떨어졌고 금속1차제품 19.9%, 정밀기계제품 15.5%, 조립금속제품 15.0%, 섬유의복 및 가죽제품 13.0%, 전기장비제품 12.0%, 운송장비제품 8.6% 등의 비율로 하락했다.
반면, 석유화학제품과 고무제품은 5.5% 올랐고 농림수산식품은 1.8% 내리는데 머물렀다.
품목별로는 철강압연품이 작년말 보다 비해 25.9% 하락했고 표면처리강재 37.6%, 기타철강 1차제품 25.2% 등의 폭으로 내렸다. 섬유사는 10.3%, 섬유직물은 12.3%, 기타섬유제품은 14.5% 각각 하락했다.
반도체소자는 작년말보다 5.3% 떨어졌고 컴퓨터와 주변기기는 5.4%, 통신장비는 12.4%, 영상 및 음향기기는 14.8% 각각 내렸다. 일반목적용 기계와 특수목적용 기계도 각각 9.6%, 6.9%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또 소형승용차 10.5%, 무선전화기 15.7%, TV수상기 19.4%, 냉장고 16.1%, 세탁기 16.3% 등의 폭으로 떨어졌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내수 주도의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수출마저 부진할 것으로 예
상돼 하반기에 완만한 경기 상승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관계자는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원화기준의 수출물가만을 따져서 기업의 채산성을 논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실제 거래대금 지급기준인 계약통화기준을 비롯해 여러 기준들을 동시에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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