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오래사세요'라는 인사가 어느덧 '건강하게 사세요'로 바뀌었다. 100세 시대 도래로 인해 장수보다는 안아프게 사는 게 핵심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글·애플·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대거 뛰어들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최근 '스마트 비즈니스의 진화, 스마트 기기에서 헬스케어 서비스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헬스케어는 다양한 산업분야의 융합과 미래 기술의 연구개발(R&D),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령화와 수명 연장에 따라 고연령층의 문제였던 난치병·만성질환이 전 연령층의 관심사로 발전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게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일상에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DIY형 건강관리 지식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으로 대변되는 스마트 기기는 시장 포화로 인해 인간 수명 연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한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똑똑해진 IT기술을 통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건강 관리 및 의료 서비스를 뜻한다. 빅데이터와 최신 기술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대상자를 관리·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 기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기술과 결합해 몸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사전에 관리·예방 가능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IoT기술이 가져올 경제적 가치를 1조9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헬스케어의 비중은 15% 수준이다.
민간뿐 아니라 정부가 스마트 헬스케어 R&D 및 산업 육성에 힘쓰는 이유다. 전통적 의료시장인 의약품·의료기기 등의 규모는 약 1조300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되는 반면,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은 4배 더 규모가 크다. 높은 부가가치와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IT기반 사업자가 스마트 헬스케어의 급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GE는 중소기업의 헬스케어 투자를 지원하는 협의체를 조직, 자사 생산 의료기기와 연동되는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하고 있다.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집중 중이다.
삼성은 IT제품·소프트웨어(SW) 기술, 의료 데이터베이스(DB)에 기반한 스마트 헬스케어를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 SAMI 플랫폼에 적극 투자 중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5월과 11월 표준 웨어러블 기기인 심밴드 1·2 세대를 발표했다.
애플은 아이워치에 고성능 초소형 센서를 내장하고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써드파티(3rd Party) 헬스케어 앱을 확충하고 있다. 최근에는 IBM과의 B2B형 헬스케어 협력 계획도 발표했다.
구글은 자체 확보한 의료DB뿐 아니라 의학전문 써드 파티가 제공하는 DNA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구글 제노믹스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또 파킨슨병 환자용 기기 제조사인 리프트랩스와 혈당 측정용 콘택트 렌즈 제조사 마운틴뷰를 인수해 안드로이드 앱과의 통합을 추진 중이다.
이종태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현재는 IT기업이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 다양한 사업자가 협력하거나 새롭게 제안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정부의 스마트 헬스케어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가 성장의 견인차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양한 산업분야의 융합과 민관협력형 기술 R&D, 규제완화가 필수적인 분야인 만큼 정부의 정책 지원이 시장 성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수석연구원은 "현재 정부는 의료 공공성 논란을 최소화하고 의료 복지의 기본 틀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관련 규제의 완화와 민간 R&D투자 지원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라며 "로봇·의료 등 첨단 클러스터 중심으로 추진될 국가 주도형 기술개발 프로젝트 참여와 기회 포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시범 사업 중인 헬스스팟. 사진/ 한국정보화진흥원
이와 더불어 복지와 미래 사업 측면에서 제시될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한 긍정적 견해와 관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에는 지난 2013년 공공장소나 사업장에 설치할 수 있는 소형 원격진료소 '헬스스팟'이 등장한 이후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헬스스팟에서는 센서와 IT기술을 활용한 체온·피부상태·혈압·맥박·산소 포화도 및 15개 질환 진단이 가능하다.
이 수석연구원은 "한국에서도 관련 규제 완화 시점을 전후로 공공장소와 사업장 내 모듈화된 의료 시스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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