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분진 등 중금속 유해폐기물에 대한 엄격한 관리와 함께 적극적인 자원순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유해폐기물 재활용 산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강분진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전량 재활용 시 경제가치가 2억36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지정폐기물 중 중금속 오염도가 가장 높은 제강분진을 매립이나 아스콘 등 토목건축자재로 활용하는 비중을 낮추거나 금지하고, 대신에 아연, 니켈 등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고부가가치화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강분진은 전기로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으로 유해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어 지정폐기물로 관리되고 있다. 전기로에서 도색된 차량 문짝 등 철강제품을 녹이는 과정에서 다양한 유해물질이 발생하게 된다.
철 100톤 생산 기준으로 1.5톤 가량의 분진이 발생하는데, 아연(24%), 납(2%), 카드뮴(0.4%) 등이 함유된다. 지난해 지정폐기물로 분류된 분진은 70만톤이 넘고, 여기서 제강분진은 36만여톤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연간 지정폐기물 배출량은 2000년 277만9000톤에서 2013년 453만2000톤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기준 지정폐기물 중 재활용되는 비중은 59.0%로, 나머지는 매립(19.1%), 소각(17.4%), 기타(4.7%) 등으로 처리됐다. 지정폐기물의 재활용 비중(59.0%)은 일반폐기물의 재활용 비중(84.6%)에 비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강분진의 환경적 관리와 자원순환’에 대한 국내 법제화 수준은 OECD 주요국가에 비해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선진국들은 제강분진의 매립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희유금속 추출 등 고부가가치 재활용에 치중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제강분진을 매립은 물론 도로포장용 아스콘 충전재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도로포장 등 건축자재로 재활용하는 나라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도로포장에 사용된 분진의 유해성분이 타이어와 마찰되면 공기 중에 미세먼지로 배출될 가능성이 있고, 주변 토양이 중금속에 오염될 수 있다.
또한 전기로에서 처리되는 일본산 철스크랩(고철)의 분진이 그대로 노출될 경우 방사능 피폭 우려도 있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철스크랩 수요 3300만톤 중 470만톤 정도가 일본산”이라며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는 일본산 철스크랩 수입증가로 분진에 의한 방사능 피폭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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