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S 채용 관련 박람회 현장에 수 많은 취업준비생이 몰렸다.(사진제공=한국산업인력공단)
올해 취업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국가직무능력표준)다. 직무능력중심 채용이 취업시장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감에도 NCS 기반의 채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취업준비생(취준생)은 많지 않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터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지 정보도 부족하고 내용도 복잡하다. 각종 취업 관련 사이트에서는 NCS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취준생들의 막막한 목소리가 눈에 띈다. <뉴스토마토>는 취업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NCS는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정부는 올해부터 130개 공공기관이 NCS를 기반으로 한 채용모델을 도입해 신규인력 3000여명을 뽑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삼성·LG를 비롯한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들도 이미 NCS 유형의 채용전형을 도입했거나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모범사례를 발굴해 자율적인 확산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도 기존 오버스펙이 난무하는 취준생의 부담을 줄이면서 해당 기업에서 활용되는 직무능력과 충성도를 높이는 NCS 기반 채용이 더 유용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과도기를 겪고 있지만 앞으로는 NCS 기반 채용모델에 맞게 취업준비를 하지 않으면 취업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버스펙 대신 실제 업무 능력 키워야”
정부는 지난 3년간 '스펙 초월'을 내세웠지만, 여전히 취준생들의 ‘스펙 쌓기’ 열풍은 줄어들지 않았다. 현재 취준생들이 준비하는 스펙은 다양하다. 학업에 학점, 어학점수의 3종 스펙은 기본이고 여기에 어학연수와 각종 자격증을 더하면 5종 스펙이다. 아울러 입상경력과 인턴경력에 성형수술도 스펙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들이 키운 스펙이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청년유니온에 따르면 대졸 취업자는 스펙비용으로 1인당 4269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취업포탈사이트 잡코리아에 따르면 1651명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명 중 1명이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공개적인 학원이 아닌 특정 기업에 대한 자기소개서나 입사지원서, 면접 방법 롤플레잉을 해주는 '쪽집게 과외'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기업 인사팀에서 근무했던 분들이 비공개로 강의를 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 지출한 1인당 평균 비용은 26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사교육을 받기 위해 찾는 곳은 ▲취업 강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35.6%) ▲희망 기업 입사를 위한 그룹 스터디(23.9%) ▲취업전문 학원에서 현장 수강(22.2%) ▲유료 취업컨설팅 상담(14.7%) 순으로 조사됐다.
스펙을 쌓는 것은 물론 취업정보를 얻기 위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오버 스펙’ 문제를 해소하고자 NCS를 개발했다. 취준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거의 만점에 가까운 영어평가 기준, 불필요한 학벌, 학점, 봉사, 수상능력 등 실제 직장생활과 관련 없는 스펙은 줄이고 오롯이 직무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쌓아 '즉시 전력감' 신입사원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백석현 고용노동부 사무관은 “사실 기존부터 오버 스펙은 계속 문제가 됐다”며 “이에 대한 해법으로 나온 것이 NCS다. 현재는 혼란스러울 수 있어도 앞으로 나가야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서류·시험·면접→직무능력으로 평가
NCS는 직무 수행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직업기초능력과 직무수행능력 두가지로 분류해 시험을 치른다.
직업기초능력은 해당 기관의 인재상, 핵심가치 등을 바탕으로 한 직장인의 기본적인 비지니스 소양 능력을 의미하며, 직무수행능력은 지원 직무 분야와 연관된 특정 전공 능력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서류전형과 시험, 면접이 기존과 다른 변화를 갖는다. 기존 입사지원서에 있었던 부모님 직계사항이나 군대, 대학, 외국어능력 등 직무와 무관한 내용이 싹 빠진다.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NCS 채용가이드북에 따르면 인적사항에는 지원구분(신입·경력), 지원분야, 성명, 생년월일, 현주소, 연락처, 전자우편만 기재한다.
반면 기존에 없었던 직무관련 교육 및 자격증, 경력, 활동에 대한 질문이 있다. 예를 들어 경영기획분야 지원자에게는 “기업에 소속돼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나”라는 것이다.
시험유형도 달라졌다. 작업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지와 적절한 문제해결 능력을 갖췄는지를 확인한다.
예를 들어 '에어컨을 설치하고 3시간 뒤에 에어컨의 전원을 켜기위해 리모컨을 작동시켰지만 리모컨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예문을 준 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확인해야 하는 사항으로 옳은 것은'의 질문이 나온다. 이는 정확한 변별력을 갖기 위해 객관식으로 진행된다.
면접 형식도 다양한 방식으로 바뀐다. 경험을 위주로 문답하는 ‘경험면접’, 상황을 주고 그 상황에서 지원자의 행동의도를 질문하는 ‘상황 면접’, 주제를 주고 발표를 시키는 ‘발표면접’, 참가자 간 토론을 하는 ‘토론면접’ 등이다. 그동안 직무와 무관한 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고 취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없애고 철저히 직무와 능력만 확인한다.
예를 들어 경험면접의 경우 예산관리팀에 지원한 지원자에게 '최근 어떠한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파악해 본적이 있나. 어떤 경우였나'와 같은 식이다.
이패스 학원에서 NCS를 강의하는 하세용 강사는 “NCS를 기반으로 한 채용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암기해서 대답하는 수준이 아닌 사고를 자유자재로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이공계 학생의 경우 사고가 공식화 된 경우가 많다. 생각하는 싹을 기르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