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S 홈페이지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정부가 청년들의 '스펙 쌓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하기로 한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NCS) 채용 모델이 취업준비생들에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공기업 입사를 준비해왔던 취업준비생이 상대적 부담감이 가중되며 '제10의 스펙 쌓기'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청년들의 '스펙 쌓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기반의 채용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채용에 우선적으로 NCS를 도입한 뒤 향후 민간 기업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학벌·학점·토익(토플)·어학연수·자격증·공모전 입상·인턴 경력·사회봉사 경력·외모라는 '9대 스펙'에 취업준비생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것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취업준비생들이 NCS 기반의 모델이 새롭게 도입되면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그동안 공기업 취업준비를 해왔던 학생들은 다시 처음부터 준비를 해야되는 상황이 되고 새로운 입사 평가 시스템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해야될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걱정에 많은 학생들이 고가의 학원비를 내면서 NCS 관련 학원을 찾고 있다.
실제로 많은 취업 학원에서 NCS와 관련해 20만원 수준의 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공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취업준비생들이 상당히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NCS 강의를 진행 중인 한 학원의 관계자는 17일 "NCS가 각 업체 뿐 아니라 업종마다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차이가 있다"라며 "당초 취준생들은 특정 업체를 목표로 준비하기보다는 채용공고가 뜨면 일단 지원하고 보는 식이었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목표가 필요한 NCS가 도입되다보니 또 다른 스펙 쌓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NCS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내용도 복잡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많다. 심지어 NCS를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애로사항이 많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이공계나 기술직인 경우에는 그래도 뚜렷하게 준비를 해야 되는 것이 보이지만 인문계 관련 업종은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에 대해 설명이 부족하다"며 "현재 채용모델이 적용되지 않은 업체도 많고, 채용했다고 하더라도 모집단이 적어 정확한 분석은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의 스펙과 NCS기반 채용 모델 사이에 차이가 뚜렷하지 않은 점도 취업준비생들에게 혼선을 안긴다. 예를 들어 각종 기업에서 '인적성 검사'로 통용되던 시험이 '직무적성검사'로 바뀐 점 등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NCS 관련 설명회를 개최한 학원의 관계자는 "직접 공부를 하는 취업준비생들은 기존의 준비해오던 부분과 NCS와 얼마나 격차가 있는지에 대해 헷갈려하고 있다. 얼마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어려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데에는 NCS 도입에 대한 정부의 사전 홍보 부족과 당장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을 위한 구체화된 정보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관계자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정부의 세세한 정책 변화까지 살피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수년간 공기업 취업을 준비해 온 학생들에게는 구체화된 정보가 필요한데 'NCS란?' 등의 식으로 추상적인 정보가 많아 혼란을 준다. 정부의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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