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농심이 대리점 및 특약점과의 거래 중 판매장려금 지급기준을 불리하게 변경한 사실을 적발했다.
공정위는
농심(004370)이 판매마진이 거의 없는 특약점에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미달할 경우 판매장려금을 미지급한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등을 적용, 시정명령과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농심은 스낵류, 면류 등에서 업계 1위를 하는 등 취급하는 품목에서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농심은 특약점에 월별 매출목표를 설정하게 하고 실적이 목표에 미달한 특약점에 대해서는 판매장려금을 미지급하면서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
농심은 지난 2012년 5월 특약점에 켈로그 판매실적이 저조할 겨우 해당 상품뿐 아니라 전체 상품 매출액에 따라 지급하던 장려금을 최고 50%까지 감액하도록 지급조건을 변경했다.
판매장려금은 품목별 목표 달성율에 따라 지급되는 '기본 장려금'과 총매출 목표 달성율에 따라 지급되는 '월별 인센티브'로 구성돼있다. 달성률 80% 미달 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정위는 농심 특약점의 경우 대형마트 등의 성장에 따른 유통업체 간 가격경쟁이 심화되자 주요 제품 판매가격이 매입가(농심의 출고가)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정상적인 판매마진을 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정 시점부터는 판매장려금이 특약점의 실질적인 수익원의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농심은 이러한 상황에 자신이 설정한 월별 매출목표를 달성한 특약점에 대해서만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특약점이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않을 수 없게 하며 판매목표를 강제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약점이 월별 매출목표달성을 위해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 월말에 물량을 도매상 등에 집중적으로 염가 판매한 이유가 이러한 판매 강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농심의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23조 1항 제4호, 시행령 제36조 1항 제4호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제재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인센티브를 미지급한 행위라도 대리점에 적정한 마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목표달성에 강제성이 인정될 수 있음을 최초로 인정한 사건"이라며 "거래상 열위에 있는 사업자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를 적극적으로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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