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내년 3.9% 경제성장률 전망 유지 어려워"
2014-12-11 15:31:47 2014-12-11 15:31:47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내년 3.9%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월 수정 경제전망치 발표 이후를 살펴보면 경제가 예상보다 더 안좋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럽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고 중국 경제도 성장세 둔화가 눈에 띄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예상보다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News1
 
다음은 이 총재와 일문일답.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면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최근 KDI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저물가에 대한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저물가·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라고 판단한다. 저금리·저성장은 구조적인 요인이 복합돼 있다. 디플레가 우려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과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다양한 정책을 통해 경기모멘텀을 살리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실물경기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워낙 구조적 문제가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 요인을 치유하지 않고선 저성장·저물가를 탈피할 수 없다. 일본이 1990년대 초에 성장률이 급락한 것도 구조적인 문제를 치유하지 않고 넘어갔기 때문이며, 아베노믹스의 실패도 너무 통화정책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 두 차례 금리 인하 이후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면서 기준금리 인하의 순작용보다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가계부채 증가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금리 인하가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번 두 차례 금리내릴 때 가계부채와 자금이동에 대해서 어떤 영향 미칠지는 충분히 예상하고 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의 경우 아직까지 이탈 움직임은 없다. 오히려 유입되고 있다. 앞으로 내외금리차 축소되면 그럴 가능성 있다. 이 부분 유념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
 
-내년에 3% 중후반대 성장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고 있나.
 
▲전망치라는 것은 여건이 바뀌거나 전제한 상황에 변화가 있으면 바뀔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 수정 경제전망 이후를 보면 3.9%의 성장률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 경제가 예상보다 더 안좋아서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유럽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중국 경제도 성장세 둔화가 눈에 띄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예상보다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고려해 다음 달에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자세히 말하겠다.
 
-한은이 판단하는 잠재성장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잠재성장률은 분기별로 바뀌는 상황이 아니다. 방향이나 추세를 보면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흐름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문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부진이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잠재성장률은 낮아지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경제 발전 단계에 와 있다고 본다.
 
-최근 유가하락이 심화되고 있다. 한은의 물가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유가하락은 물가 하락 요인이다. 경제 모형에 따르면 유가 평균 도입단가가 10% 떨어지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2%포인트 낮아진다. 유가가 하반기에 30% 가량 하락했기 때문에 앞으로 앞으로 소비자물가를 상당폭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엔저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엔저가 심해지면 일본제품, 일본기업과 경합하는 국내 기업과 산업은 타격받을 것이다. 이런 우려에 따라 원·달러와 엔·달러 환율이 동조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결국 원화도 많이 절하됐는데, 이것만 놓고 보면 전체적인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효과 있다. 엔저에 따른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타격, 불이익은 전체적인 흐름에서 간과할 부분은 아니고 미시적 관점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