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올해 우리나라 무역규모가 사상 최대의 실적 달성을 목전에 뒀습니다.
11월까지 누적 무역규모가 역대 가장 빨리 1조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반도체와 기계, 철강 등 주력 수출품도 해외시장에서 선전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무역규모를 지난해보다 300억달러 오른 1조1000억달러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내년 무역동향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선 불황형 흑자 기조가 확연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불황형 흑자란, 한 나라의 경기가 불황에 접어들 때 수출과 수입이 함께 둔화되고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외견상 흑자인 상태입니다.
실제로 11월 수출과 수입실적만 봐도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한 가운데 수입은 그보다 더 많이 줄어 무역흑자가 이룬 모양샙니다.
2010년 이후 무역동향을 보면 수출이 573억달러 늘 때 수입은 566억달러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또 세계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세계경제의 장기정체론'이 대두되고, 세계 교역증가율이 2%도 안 될 정도로 정체되는 현상을 보인다는 점도 불안요소입니다.
국내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경제상황과 세계 교역증가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은 우리나라 수출이 늘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출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겁니다.
수출시장에서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엔저도 문제입니다.
경제연구소들은 내년도 원화 환율이 100엔당 평균 950원으로 내릴 경우 우리나라 총수출은 약 4%까지 줄고, 원화 환율이 100엔당 900원이 되면 8%대 급감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특히 정유와 자동차, 조선 분야에서는 엔저 타격을 크게 받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여전히 경영난을 호소하는 제조업체와 중기업도 수출증가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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