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SK 동반성장위원장(왼쪽)이 14일 서울 양재동 더-K호텔에서 열리는 '사회적기업 월드 포럼 2014' 참석 직후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광에서 인심 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재열 SK 동반성장위원장(부회장)이 14일 서울 양재동 더-K호텔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월드 포럼 2014'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주인이 있어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도 활발하게 전개하지 않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쌀독인 '광'에 빗대 주인(최태원 회장)의 장기 경영공백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솔직히 표현했다. 또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기존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재정난이 한층 가중된 '광'의 상태도 은연 중에 드러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진두 지휘 아래 지난 2010년 대기업 최초로 사회적기업단(현 행복나눔재단 사회적기업본부)을 출범시켰다. 선대회장의 뜻과 철학을 최 회장이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고민과 소신은 최 회장의 경영철학으로 이어졌고, 이날 출간된 저서로 압축 표현됐다.
방과 후 학교 위탁사업 사회적기업 모델인 행복한학교 설립을 시작으로 행복나래, 행복한도서관, 행복한뉴라이프, 대구행복한미래재단, 행복한농원 등 16개의 사회적기업을 세웠다. 연간 매출 1200억원대인 소모성 자재 구매·납품회사 '행복나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 기업이자, MRO의 폐해를 극복한 모범 사례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기업의 추가 설립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이날 책(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통해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과 이를 유인할 대안, 그리고 최종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생태계 조성 등에 대해 역설했음에도 그룹 차원에서 추가 지원 계획이 없음을 밝히면서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 위원장은 또 최 회장의 옥중저서 발간이 가석방 등 정부 차원의 선처를 바라는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최 회장의 저서가 여론몰이용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SK그룹이 지금까지 펼쳐왔던 사회적 기업 사업에 대해 압축해서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라면서 "진정성을 가지고 바라봐 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SK그룹은 40년 전부터 수많은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이 얼마나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이날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사회적기업 월드 포럼 2014'를 공식 후원한다. 지난 2008년 영국에서 시작해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번 포럼은 사회적기업 분야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SK그룹은 포럼에 맞춰 이날 오전 최 회장이 집필한 사회적기업 관련 서적을 공개했다.
다만 앞서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황제복역 논란이 일면서 SK의 이 같은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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