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국내서 글루텐 프리 효과 근거 없어"
글루텐 원인 셀리악병 환자, 한국인은 공식적으로 1명뿐
2014-09-29 16:16:29 2014-09-29 16:16:29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밀가루의 성분 중 하나인 글루텐에 관한 안전성 논란이 일면서 국내에서도 이른바 '글루텐 프리(gluten-free)' 식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유전자 상 거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29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글루텐 바로 보기'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김상숙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글루텐이 식품에서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음에도 셀리악병(Celiac Disease) 환자 또는 글루텐에 민감한 소비자를 위해 글루텐 프리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루텐은 밀, 보리, 호밀 등에 들어 있는 단백질 성분으로, 주로 빵을 만들 때 밀가루의 단백질 함량을 높이면서 반죽의 적당한 탄력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김 연구원은 "미국 식약청은 글루텐이 오래전부터 섭취하고 있는 안전한 것으로 인식된 성분으로 제품에 따로 함량을 표시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라면서 "다만 미국 농무부,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적절한 함량 표시를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루텐이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셀리악병은 글루텐이 위장관에서 면역반응을 일으켜 소화기관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융모가 손상되는 질환이며, 영양 결핍, 골다공증과 골절, 빈혈도 유발한다.
 
셀리악병은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환자의 95% 이상이 HLA-DQ2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밀 소비가 많은 서구에서는 30%~40%가 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 싱가포르 등에서는 5%~20%,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에서는 5% 미만으로 사실상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영국에서는 지난 1990년 10만명당 5.2명이 발생한 것에서 2010년 19.1명으로 4배 증가하는 등 발병이 급격하게 느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009년 서울성모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김모(여·37)씨 외에는 공식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없다.
 
김씨는 병원을 찾기 15년 전부터 잦은 설사, 복부 불편감, 팽만감으로 고생했고, 소화 불량이 심해 음식을 제대로 먹기 힘든 상황이었다.
 
또한 5년 새 체중이 10㎏ 정도 빠진 데다 영양 부족으로 칼슘과 비타민을 복용 중이었고, 심한 골다공증으로 다발성 골절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명규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김씨는 혈중 칼슘, 철분 농도가 정상보다 낮고, 내시경 검사에서 소장 점막이 위축되는 등 전형적인 셀리악병 증상을 보였다"며 "글루텐 프리 음식을 먹은 지 2달 뒤 체중이 늘었고, 8달 뒤 검사에서는 빈혈이 사라지면서 골밀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최 교수는 셀리악병이 국내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은 만큼 밀가루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셀리악병은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병인데, 해당 환자의 95%가 보유한 HLA-DQ2 유전자를 지닌 한국인은 거의 없다"며 "지난 2005년 69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8명이 과민성 증후군 증상을 겪었을 뿐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는 등 아직 우리나라에서 셀리악병 스크리닝의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밀가루 섭취가 우리 국민의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므로 글루텐 프리 식품이 건강식 또는 다이어트식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며 "글루텐 함량만 낮췄을 뿐이지 맛을 내기 위해 다른 성분을 더 첨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글루텐 바로 보기'란 심포지엄이 열린 가운데 김상숙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글루텐 성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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