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가구공룡'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직격탄을 맞게 된 중소 가구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싸움에 나섰다. 이미 오랜 불황으로 수많은 중소 가구사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며 문을 닫은 가운데, 이케아가 대형화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에 상륙할 경우 인근지역의 줄도산을 피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 처했다.
이케아는 올 연말 광명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국내 1호점을 오픈한다. 광명점을 시작으로 경기도 고양시 인근과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에 거점을 마련해 2020년까지 전국에 모두 5개의 초대형 매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형 가구업체들은 나름대로 이케아 대응책을 마련해 경쟁력을 높임에 따라 다소 태풍권의 안전지대로 벗어났다. 대형 오프라인 매장 등 온라인과 B2C 채널을 늘려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동시에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타깃층을 달리 했다. 또 자본 여력도 있어 상황에 따라 유동적 전략 변화가 용이하다.
문제는 가구업계 80% 이상을 차지하는 영세 가구업체다. 보통 5명에서 10명 남짓한 직원 규모로 이뤄진 영세 가구업체들은 주로 광명과 고양 등 경기지역 가구거리에 몰려있다. 이들은 이케아가 인근 상권에 들어설 경우 폐업이나 도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직접 소규모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장은 "이케아가 국내 매장을 오픈하면 주위 영세 가구업체들은 도미노 현상처럼 줄도산한다고 봐야 한다"며 "저렴한 가격부터 품질, 디자인, 브랜드파워, 고객서비스 등을 모두 갖춘 거대업체가 같은 지역에 들어섰는데, 중소업체들이 여기에 맞서려면 가격을 내리고 마케팅에 비용을 쏟아부어 한참 밑지는 장사를 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게 현실에서 가능하겠느냐"고 개탄했다.
때문에 이들은 제조업체에도 원자재 무관세 방안을 적용해 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세금이라도 줄어야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인하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관세법상 이케아의 경우 가구 완제품 또는 반제품을 들여오기 때문에 관세가 적용되지 않지만 원목 등 원자재를 들여오는 제조업체들은 무려 8%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케아는 조립식 가구를 박리다매 식으로 싸게 파는데, 관세법상 조립식 가구는 반제품으로 분류돼 관세가 붙지 않는다"며 "해외에서 원자재를 들여와 완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중소 업체들은 8%의 관세를 안고 가격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가구사 관계자는 "이케아가 영업을 개시하면 최근 트렌드를 감안할 때 첫 해에만 가구시장 전체의 10% 가량을 점유하고 이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가정용가구를 직접 제조하는 기업의 경우 8% 관세를 안고 경쟁해야 하는 구조라 소비자가격은 10% 가까이 올려 받을 수밖에 없어 가격 경쟁력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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