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이동통신사들의 LTE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서비스'는 뒤로 하고 있어 눈살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당장 눈에 보이는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기술이 열려야 더욱 혁신적인 서비스가 촉발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입장이다.
◇이통 3사 "LTE 빠르게 더 빠르게"..2020년 5G 상용화 목표
최근 이통 3사는 LTE보다 3배 빠른 '광대역 LTE-A' 상용화를 놓고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펼쳐왔다.
앞서 지난 4일에는 LG유플러스가 3개 LTE 주파수를 묶어 속도를 높이는 '3밴드(band) CA' 기술의 상용망 시연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사실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나아가 이통 3사는 오는 2020년께 5G를 상용화 하겠다는 공통된 목적 아래 앞다퉈 기가(Giga)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개인에게 초당 1기가비트(Gbps)급의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5G는 현재 LTE 속도보다 1000배 빠르다.
앞서 황창규
KT(030200) 회장과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각각 '기가토피아(GiGAtopia)'와 'ICT노믹스(ICT+Economics)'를 미래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기가토피아란 인간과 모든 사물이 기존 유선 인터넷 속도보다 10배 빠른 기가 인프라로 연결된 세상을 말하며, ICT노믹스는 정보통신기술이 사회 전반에 걸쳐 혁명을 일으키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를 뜻한다.
특히 황 회장은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융합형 기가 시대'를 선포한 데 이어 오는 11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obile Asia Expo, MAE)' 기조연설에서 보다 자세한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황창규 회장이 융합형 기가 시대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자료=KT)
◇속도에만 급급?.."아우토반 닦아놔야 아우디도 달려"
이처럼 데이터 전송 속도가 말 그대로 'LTE급'을 넘어 '기가급'을 바라보고 있지만 속도에 맞는 서비스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개인 소비자들의 경우 이렇게까지 속도가 빨라져야 할 이유를 이해하기조차 어렵다.
이에 대해 이통업계는 "필요한 서비스에 따라 기술이 이를 따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통신시장은 새로운 기술이 열리다 보니 예상치 못한 서비스들이 더욱 촉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령 앞서 3G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웹서핑을 하기에 충분했지만, 굳이 필요할까 싶었던 LTE 시대가 열리자 VOD와 실시간 스트리밍, 클라우드 내비게이션 등의 확장된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 것.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4G에서 5G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기술이 열리면 또 다른 신규 상품과 서비스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며 "당장 가시적인 서비스를 언급하기는 이르지만 단순히 속도 차원을 넘어 속도와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빠른 기술 개발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도 이에 동의하며 "기술이라는 것이 미리 선도하는 기업일수록 주도권을 잡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미리 아우토반을 닦아놔야 아우디도, BMW도 달리게 할 수 있듯이 서둘러 네트워크 기반을 갖춰놔야 콘텐츠도, 플랫폼도 적극 개발하고 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콘텐츠 기업인 구글도 인터넷을 쓰지 못하는 지구촌 오지까지 자신의 존립 기반을 넓히기 위해 180개 위성 구입에 10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하며 하늘길을 닦겠다고 나섰다"며 "그만큼 미리 '길'을 잘 닦아놔야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개별 고객에게 특수화된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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