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을 슬프게 한 사고는 틀림없지만 경제적으로 봤을 때 드문 거시적 재난은 아닙니다. 소비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정부가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가 한국은행 출입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김하늬기자)
로버트 배로(Robert Barro) 하버드대 교수는 2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2014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전 세계적으로 '드문 거시적 재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의 경우 경제적 측면에서 소비에 일시적인 영향만 끼치기 때문에 '드문 거시적 재난'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배로 교수는 '드문 거시적 재난'이 주로 전쟁이나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밝혔다. 드문 거시적 재난은 GDP와 소비가 경기고점에서 경기저점까지 10% 이상 감소한 경우이다.
최근 상황을 보면 미국 실물경기의 회복세가 더디지만 자산가격은 빠르게 회복되는 등의 정책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거시적 재난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배로 교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 기간 동안 미국 GDP는 4.7% 감소했지만 이후 경기가 더디게 회복되면서 현재도 당초 추세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반면 미국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빠르게 회복해 실질가치 기준으로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수준을 상회했다. 주택용 부동산 가격도 2001년 수준에 이르고 있다.
미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도 정책금리 인하와 달리 효과가 제한적이고,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시행하기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에 다수 국가에서 정책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드문 거시적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재정정책에서는 미래 지출과 조세부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통화정책에서는 그동안 크게 늘어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이는 출구전략과 관련한 불확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1870년부터 2006년까지 40개국의 GDP와 28개국의 소비 자료를 이용해 각각 183건 및 125건의 드문 거시적 재난사례를 추출했다고 설명했다.
조사결과 1년 중 드문 거시적 재난이 발생할 확률은 4%였으며 대부분 대공황과 같은 금융위기나 전쟁에 기인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중에는 그리스와 아이슬란드에서만 드문 거시적 재난이 관측됐다.
배로 교수는 거시적 불확실성이 거시·금융 분석에서 중요한 연구주제로 부각됨에 따라 '드문 거시적 재난'의 발생확률에 대한 연구가 이런 거시적 불확실성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배로 교수는 "향후 연구에서 드문 거시적 재난의 국가간 상관관계, 재난 발생 이후 경기회복 가능성, 회복기간의 차이 등을 반영해 모형을 확장하거나 VIX와 같은 금융시장 변동성 지수로부터 재난 발생확률을 추출하려는 시도 등이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로 교수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와 관련해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고 진단했고, 원화절상에 대해 동의했다.
그는 "한국은 수출 성장 엔진으로 삼아 성장해왔는데 최근 데이터를 봤을때 최근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한국이 과거에 보여줬던 높은 성장세 만큼은 아니지만 글로벌 측면에서 봤을 때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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