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박근혜 정부의 주택시장 관리가 신통치 않다. 5번의 부동산 정책이 발표됐지만 전셋값 상승속도는 지난해보다 빠른 모습이다. 매매시장 활성화도 지지부진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5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67% 상승했다. 박근혜 정부 첫해인 지난해 같은 기간 1.87%보다 높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보합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이는 정책적 영향보다 장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으로 풀이된다. 5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지수는 110.6으로 역대 최고다.
서울 주요 도시 전세값은 이미 아파트 매매가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 전세 실거래가는 9억5000만원에 달할 정도다. 2009년 입주 당시 이 아파트의 전셋값은 4억5000만원 선이었다. 1년에 1억원씩 오른 셈이다.
현재 서울 전세 아파트 ㎡당 가격은 371만원으로, 경기와 인천 아파트 매매가 338만원, 인천 265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 "정부 정책이 효과를 봤다기 보다 서울 전셋값이 너무 올라 일부 매매로 전환되고, 수요가 외곽으로 밀려나며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서울은 여전히 전셋집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마곡지구에 9843가구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며 서울 전세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있지만 현 정부의 실적으로 보기 어렵다. 마곡지구는 지난 2004년 계획·개발된 복합도시다.
지난해 정부는 두번의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4.1부동산대책과 8.28전월세대책이다. 올해는 재건축 규제를 대대적으로 완화하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했다. 2.26임대차선진화방안과 보완대책도 발표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전세대책의 핵심은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이다. 이를 위해 4.1부동산대책에서는 공급감축과 생애최초주택구입자의 혜택을 강화했다. 8.28전월세대책을 통해서는 부동산대못 다주택자 등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했다. 연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부동산 선도주’ 강남을 살리기 위한 재건축 완화방안을 공개했다.
주택 매매 심리 자극을 위해 강수를 띄웠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수도권 아파트값은 0.96% 하락했다.
연말연초 대형 부동산 완화안이 발표되며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2.26임대차선진화방안 이후 하락 전환됐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최근 3주 연속 내림세다. 서울은 5주 연속 하락했다.
◇2014년 서울 아파트 주간 변동률(자료제공=KB국민은행)
2.26임대차선진화방안은 임대인의 소득노출과 과세강화가 골자다. 지난해와 올 연초까지 매수 유도, 집값 부양을 위해 국토부가 추진했던 정책과는 상충되는 부동산대책에 매수세가 끊겼다.
이정찬 유플러스리얼티 대표는 "소득노출과 과세부담이 발생하며 시장을 이끌어 줄 투자수요가 시장에서 이탈해 시장이 다시 위축되고 있다"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 실수요자들마저 매매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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