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KCC(002380)가 올 1분기 건자재 부문의 실적 개선과 달리 페인트 부문은 수익이 악화됐다. 건설경기 회복으로 건자재는 견조했지만, 페인트는 조선업황 부진의 영향을 받으며 뒷걸음질 쳤다.
KCC의 1분기 매출액은 7763억5900만원, 영업이익은 670억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0%, 8.6% 증가했다.
이중 건자재 부문 매출액은 3064억원, 영업이익은 3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6%, 281% 늘었다. 페인트 부문은 매출액이 3794억원으로 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5억원으로 6.4% 감소했다.
KCC 관계자는 20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입주 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는 유리, 창호 등 건자재 부문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다만 건설용 페인트는 20% 정도에 불과해 주택시장 활기가 페인트 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고 설명했다.
개선세에 놓인 건자재와 달리 페인트는 지난 2012년 이후 정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페인트 부문 매출액은 1조6344억원, 영업이익은 179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7.2%, 13.2% 감소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전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줄면서 해운업 시황이 급격히 악화됐고, 이는 고스란히 선박발주 감소로 이어졌다. 당연히 조선용 페인트 매출도 줄었다.
KCC 측은 "그동안 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던 조선용 페인트 매출이 20%로 줄어들었다"며 "조선용 페인트 매출 감소로 페인트 부문의 실적이 정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건자재와 페인트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건자재 실적이 안 좋을 때는 페인트가 보완해 주고, 페인트가 부진할 때는 건자재 실적이 상쇄해 주고 있다"며 "매출의 상호보완으로 전체적으로는 성장 궤도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건자재와 페인트로 이뤄진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부진된 사업분야를 상쇄해 주는 구조는 긍정적이나, 페인트가 너무 전방산업 업황에만 휘둘린다는 지적이다. 이는 경쟁사들의 자구안 마련과 배치된다.
삼화페인트는 10년 전 전자재료 플라스틱 페인트 개발을 시작해 플라스틱에 증착했을 때 금속 질감을 내는 페인트를 만들었다. 그간의 성과는 미진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삼성전자(005930)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용 페인트를 납품하면서 투자의 결실을 맺고 있다.
노루페인트도 자회사 노루코일코팅을 통해 가전제품 등에 필요한 컬러강판용 페인트를 생산하고 있다. 또 최근 베트남에 스마트폰용 페인트 공장도 완공해 후발주자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인트는 전방산업 업황에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제품 다각화를 통해 민감도를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KCC의 페인트 부문 실적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요 매출처인
현대중공업(009540)과
현대미포조선(010620)의 지난해 합산 상선 수주 실적이 154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12년 대비 69.7% 급증한 점에 미뤄 하반기 페인트 부문이 지난해 대비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국내 조선사들의 상선 건조량 증가가 페인트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조선업 특성상 발주가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 통상 2년여의 기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바로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으며, 페인트 매출이 일괄적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 건조 단계 중간중간 발생하기 때문에 실적 개선에 대해 관망하는 예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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