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무료백신들은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표적 공격이나 피싱 등에 완전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지난 3월 발표한 정보보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인터넷 이용자 88%가 무료 버전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안티 스파이웨어 등과 같은 정보보호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인터넷 사용자 10명중 9명이 무료 보안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해킹·악성코드 분석실의 모습. ⓒNews1
시중에 나와있는 무료 백신은 안랩의 V3 LITE, 이스트소프트의 '알약', SGA의 '바이러서체이서'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서도 V3의 엔진이 탑재된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무료 백신을 보급하고 있는 보안기업들은 개인용 유료 백신 시장에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애초에 보안 기업들이 무료 백신을 공급을 시작하게된 이유가 '최소한의 PC보안을 위한 조치는 개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주는 것이 보안기업의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 점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에 나와있는 무료 백신과 유료 백신을 비교했을 때 기능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무료 백신제품들은 단순히 알려진 악성코드나 스파이웨어 차단·치료와 실시간 감시, 자동 업데이트 등의 안티바이러스 역할만 제공한다.
무료 백신의 대부분은 자체 방화벽 기능은 제공하지 않아 사전에 알려지지 않은 악성코드를 차단하거나 예상치 못한 공격자의 침입을 막기는 힘들다. 하지만 유료백신의 경우 안티바이러스 기능 이외에도 스팸 메일 차단, 네트워크 침입 차단, 자체 방화벽 등의 부가 기능이 추가돼 있다. 이러한 통합형 보안 솔루션을 통해 더욱 다양한 보안 위협으로부터 PC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악성코드에 감염된 전세계 좀비PC의 상다수가 한국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국내 사용자들이 너무 무료백신에만 의존한 것도 한 요인 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사용자들이 무료백신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이유로는 ▲보안에 대한 경각심 부족 ▲소프트웨어는 무료라는 인식 ▲국내 무료백신의 비교적 높은 안정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사이에서는 무료백신의 기능을 강화해 더욱 보안성이 높은 백신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백신의 경우 한번 솔루션을 만들어 놓으면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신은 지속적으로 악성코드 샘플을 채취해 업데이트를 해야하는 등 사후 관리가 어떤 소프트웨어 보다 중요하다.
또 보안기업들 입장에서도 개인 사용자들에게 유료백신 사용을 적극 권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일상적인 공격들에 대해서는 무료백신으로도 방어가 가능한 것은 맞지만 몇몇 특정 공격들에 대해서만 무료백신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라며 "유료백신이 무료백신 보다 보안성이 탁월하긴해도 100% 보안 위협에 대응 가능하다고는 할 수 없기때문에 개인PC 사용자들에게까지 적극적으로 유료백신을 쓰라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휘강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백신 보급률이 낮았을 때는 무료백신들이 나오게 되면서 개인PC들의 보안성을 강화한 측면이 있는 것은 맞지만, 최근 계속되는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PC보안을 좀 더 강화해야겠다고 한다면 꼭 상용제품들이 아니더라도 안티바이러스 이외에 부가기능이 들어간 보안 솔루션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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