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에 대한 징역 4년형은 박근혜 정부 들어 재벌 총수에게 실형을 확정한 첫 사례다. 최근 들어 경제민주화 바람이 한풀 꺾였지만 박 대통령은 정부 출범 초기부터 사회지도층 범죄에 대한 엄벌을 강조해왔다.
SK는 총수의 장기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놨지만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신규사업 등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는 재계 안팎의 우려도 크다.
더욱이 지난 11일 한화그룹과 LIG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게 되면서 파기환송에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기도 했던 SK였다. 이제 남은 희망은 가석방과 특별사면 뿐이다.
◇(왼쪽부터)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된 최태원 SK그룹 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뉴스토마토 DB)
주목할 점은 현재 이들의 운명은 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김승연 회장은 파기환송심까지 가는 사투 끝에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지만 최 회장은 1심에서 선고 받았던 징역 4년형에서 감형받지 못한 채 확정돼 영어의 몸이 됐다.
변수가 없다면 최 회장의 복역기간은 2017년 1월까지다.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은건 이 회장도 마찬가지지만 항소심이 남았다.
CJ측도 내심 항소심에서 감형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선고 직후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잘 준비해 항소심 판단을 받겠다"면서 항소심에서의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기도 했다.
총수들의 운명이 엇갈리면서 현재 재판 중인 기업은 더욱 긴장하게 됐다.
혹여 총수들의 경영 공백이 생기면 '경영 위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1년간 '오너 공백' 리스크를 가졌던 SK측으로서는 실제로 글로벌 사업 각종 전략투자 결정이 보류됐고, 경영방침 또한 성장보다는 안정으로 고쳐잡었다.
우리나라 기업문화 특성상 총수는 해당기업과 동일시 되므로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총수의 부재는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1심 선고를 앞둔
효성(004800)과
동양(001520)그룹 등의 재판 결과에 재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