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수요조사 중간보고회를 개최했지만 수요조사모델의 적합성 등에 대한 지자체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별 유치 경쟁이 더욱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부가 계획한 타당성 조사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공항 수요조사의 최대 쟁점은 결국 '입지'다. 때문에 정부가 본격적인 타당성 조사에 돌입하면 지자체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부산은 가덕도를, 대구·경북·경남·울산은 밀양을 입지로 내세우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남부권 신공항 수요조사와 관련한 중간보고회가 부산과 대구 등 5개 지자체 관계자들과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청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열린 중간보고회에서는 파리공항공단(ADP)의 수요조사모델 '켄자(KENZA)'에 대한 설명과 이와 관련한 지자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992년 프랑스에서 개발된 항공 수요조사 모델인 켄자(KENZA)는 여러가지 수요 변수를 기반으로 분석 결과를 도출하는 시스템이다. 인구와 지역총생산(GRDP), 항공료 운임, 항공정책 변화, 공항 접근시간, 잠재수요 등을 주요 수요 변수로 적용하게 된다.
이는 과거 흔히 사용했던 실적치를 토대로 향후 수요를 도출하는 시계열이나 회귀분석 등의 시스템과는 체계적으로 다르다.
(사진=뉴스토마토DB)
하지만 벌써부터 수요조사 모델이 국내 실정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는 지자체의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ADP가 영남권 항공수요 조사를 객관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프랑스 ADP의 경우 대부분 유럽지역에서 항공수요 조사를 담당했던 기관"이라며 "유럽 지역의 수요조사를 많이 진행해 봤다고는 하지만 반신반의 하는 참석자들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프랑스 ADP의 수요조사 모델인 켄자(KENZA)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너무 난해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와 ADP가 소개한 수요조사 모델이 너무 전문적인 분야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며 "게다가 ADP 관계자와도 의사소통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아 우리의 요구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항공수요 조사 기관은 물론 모델도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인정 받은 만큼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ADP의 경우 인천국제공항 수요조사에 국내기관과 함께 참여했었던 경험이 풍부한 기관"이라며 "수요조사 모델 역시 20년 넘게 통용됐던 시스템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정부가 지난해 6월 18일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동남권신공항' 사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20011년 4월 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동남권신공항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후 오직 정치적인 논리로 신공항 문제가 재부상하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남지방의 민심을 잡기 위한 카드로 사업성이 전혀 없다는 결론이 난 신공항 문제를 다시 거론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 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영남지역 5개 지자체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수요조사를 7월 말까지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놓고 입지 선정 등 타당성 조사에 곧바로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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