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3분기 철강업의 실적은 단연 '자동차'가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강세에 수익성이 하락하고, 중국의 공급과잉 여파로 수급 불균형이 계속되는 등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음에도 자동차 사업과 연관이 있는 철강사들은 그나마 선방하며 한 해를 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뉴스토마토>가 국내 주요 철강사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자동차 강판 등 자동차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철강사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영업이익률 1위는 9.63%를 기록한 현대하이스코가 차지했다. 이어 세아특수강(7.07%), 세아베스틸(6.44%)이 각각 2위와 3위를 나눠 가졌다. 국내 1위 철강사인 포스코는 5.97%로 4위, 현대제철은 5.15%로 5위에 머물렀다.
이어 세아제강(4.15%), 현대비앤지스틸(3.31%), 포스코특수강(3.31%), 고려제강(2.86%), 유니온스틸(2.59%), 포스코강판(0.4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국제강(-1.37%)과 동부제철(-1.83%)은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부진의 깊이를 짐작케 했다.
영업이익률 기준으로 보면, 자동차 관련 사업 비중이 높은 철강사들이 상위에 올랐고, 전기로 사용 비중이 높은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하락했다. 전기로 철강사의 경우 지난 여름 정부의 절전 정책에 동참하며 설비 보수를 이 시기에 집중한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률 1위를 기록한 현대하이스코는 현대·기아차라는 모그룹의 탄탄한 수요처가 수익률 향상의 밑바탕이 됐다. 현대하이스코는 자사가 생산하는 자동차강판 등 냉연제품의 70%를 현대·기아차에 판매한다.
현대하이스코가 생산하는 차량 경량화 제품의 경우 일반 자동차강판 대비 약 3~4배가량 가격이 높아 수익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세아특수강은 자동차부품, 기계부품 등에 쓰이는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자동차 관련 사업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에 달한다.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대형단조, 자동차부품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특수강은 자동차, 기계, 조선, 건설 등에 사용되는 고강도, 고내구성을 갖춘 핵심 소재로 올 2분기 기준 세아베스틸 전체 매출의 95.5%를 차지했다.
한편 철강 전방산업 중 건설, 조선에 비해 그나마 자동차에서 철강 수요가 꾸준히 지속되면서 자동차 산업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안전기준과 환경규제의 강화, 연비 향상 요구 증대로 차량의 경량화 및 차체의 고강도화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업체와 철강사들 간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을 진행 중인 현대차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에서는 폭스바겐-아르셀로미탈, BMW-티센크룹, 도요타-신일본제철, 혼다-JFE스틸 등과 기술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부문 합병으로 수직계열화 체계를 완성하게 됐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총 1조1200억원을 투자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에 연산 100만톤 규모의 자동차용 특수강 공장과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철 분말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철분말은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의 컨트롤 기어, 시프트 기어 등 구조용 부품 제작에 사용되는 핵심원료로, 자동차 시장이 커지면서 철분말 시장도 매년 8% 이상 확대되고 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철강 침체가 계속된 가운데 자동차 사업과 연관이 있는 철강사들은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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