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우리나라의 총 외채 가운데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14년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외화 유동성이 좋아지면서 국내 외환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보면 총 대외채무(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27.1%를 기록해 전분기 말보다 2.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99년 2분기 말(27.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단기외채 비중은 올해 1분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진 후 3분기 연속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일본(75.7%), 영국(69.7%), 프랑스(37.9%), 독일(33.3%), 미국(33.1%) 등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9월말 대외 채무잔액은 4110억달러로 분기 중 37억달러 늘었다. 대외채무액은 지난해 3분기 20억달러 증가 이후 줄곧 감소세를 지속하다가 올 1년 만에 증가 전환한 것이다.
만기별로 보면 단기외채는 은행의 외화차입금 상환 등으로 81억달러 줄어든 1115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장기외채는 외국인의 국고채 및 통안채 투자가 늘어나면서 2995억달러로 81억달러 증가했다.
단기외채를 준비자산으로 나눈 단기외채비율은 33.1%로 지난 분기말보다 3.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5년 12월(31.3%) 이후 최저치다.
김영헌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3분기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외화 유동성이 늘어나 단기외채 비중이 낮아졌다”며 “외환 건전성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9월말 대외채권 잔액은 5820억달러로 전분기 말보다 275억달러 늘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 잔액은 1710억달러로 238억달러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대외지급능력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대외투자 잔액은 9179억달러로 전분기 말보다 429억달러 증가했다. 대외투자는 매매, 차입 등 실제 경제적 거래요인에 의해 296억달러 증가했고 주요 투자대상국의 주가 상승과 미달러 대비 환율절상 등의 비거래요인으로 133억달러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잔액은 9604억달러로 지난 6월말보다 696억달러 증가했다. 3분기 중 코스피 7.2% 상승하고 원화가치가 6.9% 절상되면서 외국인 보유 주식·채권이 상대적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규모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대외투자에서 외국인투자를 뺀 순국제투자 잔액은 -425억달러로 6월말(-159억달러)에 비해 266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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