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스카이라이프(053210)와 케이블업계가 격렬히 대립해 온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합산규제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여야가 플랫폼 간 수평규제에 대한 합의를 이룬 만큼 유료방송업계에서는 '대세'가 이미 기울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KT(030200)는 모바일TV를 강화하는 쪽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7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치권에서 유료방송시장의 점유율 규제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과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전체 유료방송시장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IPTV와 위성방송의 점유율을 합산 규제하는 내용의 IPTV법 개정안과 방송법 개정안을 각각 의원발의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도 통합방송법 제정 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규제에 관한 특별법(가칭)’발의를 준비 중이다.
지난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미래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현재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IPTV, 위성방송이 각각 다른 법에 의해 규제를 받고 있어 문제가 있다"며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 방송법에 따르면 개별 케이블 방송사업자는 케이블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 이상을 확보할 수 없다. 반면 IPTV는 전체 유료방송시장에서 3분의 1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없도록 한 IPTV법을 적용받고 있다.
이에 따르면 케이블 사업자는 유료방송시장의 일부인 케이블 시장에서 점유율 33%를 넘을 수 없는 반면 IPTV는 전체 유료방송시장의 33%만 넘지 않으면 된다.
더군다나 위성방송은 시장점유율에 제한이 없다.
그 동안 케이블 업계는 IPTV와 위성방송을 보유한 KT의 시장독과점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며 제한 기준을 동등하게 조정하고 특수관계자의 점유율을 합산해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KT는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서비스 개선을 가로막는 등 시장원리에 역행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국회와 정부가 이번에 동등 규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KT가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현재 KT의 IPTV와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를 합치면 653만명으로 시장의 26.5%를 차지하고 있다. 합산 규제가 시행되면 점유율을 7~8% 포인트 이상은 높일 수 없는 것이다.
(사진=조아름기자)
발등이 불이 떨어진 KT는 일단 모바일TV에 집중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최근 KT미디어허브는 KT의 LTE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묶음상품을 출시하고 타 통신사 가입자들도 올레TV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모바일TV 특화 서비스에 투자를 늘리고 시장파 N스크린 서비스인 '푹'과의 제휴도 강화하기로 했다.
KT모바일허브는 이를 통해 3년 안에 올레TV모바일 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올레TV모바일의 유료 가입자는 현재 40만명으로, 예상대로 가입자를 늘린다면 오는 2016년에는 전체 모바일TV 시장의 45%를 점유하게 된다.
김주성 KT미디어허브 대표는 "국내 모바일TV 유료 가입자수가 2016년 11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들이 IPTV를 밀지 않았을 때 밀어서 이 시장 강자가 된 것처럼 모바일TV 시장에서도 넘버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카이라이프는 합산규제안은 특정 사업자의 목줄을 죄는 것으로, 절대 통과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입자 확보가 막히면 그 동안 위성방송이 도서산간 지역에서 난시청 해소를 위해 진행했던 사업도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특정 사업자를 대상으로 가입자 모집을 막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스카이라이프는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곳에서도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 복지 측면에서도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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