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 공포감..국내 경제 발목 잡나
2013-10-02 18:02:32 2013-10-02 18:06:17
[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17년 만에 닥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미 정치권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으로 쏠리고 있다. 오는 17일까지 증액 합의에 실패할 경우 미국은 초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게 된다.
 
2일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디폴트로 몰릴 가능성은 낮지만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결렬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가 된다면 국내 경제가 받을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美 정부 폐쇄 장기화 되나..디폴트 가능성은 낮아 
 
시장에서는 미국 셧다운 사태가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채무한도 증액 데드라인을 앞두고 셧다운이 장기화된다면 미 정치권이 받을 압박감이 상당한 이유에서다. 공세를 퍼붓고 있는 공화당 입장에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셧다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적지 않지만 미 정치권이 책임 공방이 이어지면서 조기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지난 1995년에도 셧다운이 21일간 지속된 바 있기  때문에 장기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부채한도 협상 가능성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미 정부가 비상조치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300억 달러 가량으로 오는 17일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만일 증액 협상에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미 정부는 디폴트 국면에 이른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정부폐쇄 자체는 길게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가 있지만 정치권 대립이 팽팽해 향후 증액협상에서도 난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셧다운 장기화시 국내경제 타격..지나친 낙관은 '경계'
 
셧다운 기간이 길어지고 디폴트 마저 현실화될 경우 미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는 큰 파장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이 어려워지는 것을 넘어 국채 이자 지급도 불가능해지면서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수출에서 미국은 10~11%를 차지하는 가운데 단일 국가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미국의 급격한 내수 악화로 이어져 수입을 줄인다면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무역수지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이제 막 바닥을 지나 기지개를 켜고 있는 국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대로 단기간에 마무리되면 찻잔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며 다만 디폴트 사태로 확산될 경우, 미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의 불안심리가 확산돼 금융시장 교란 등 충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수석 연구위원은 “미국 실물경제나 소비심리 쪽으로 파장이 확대된다면 국내수출이나 금융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최악의 사태도 염두하고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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