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표절'논란 대처하는 표창원 전 교수와 로이킴의 차이
2013-07-18 11:03:16 2013-07-18 11:06:19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남의 창작물을 베꼈다가는 집중 포화를 맞는 시대다. 표절한 당사자의 신분이 교수이건 국회의원이건 또는 배우이건 가수이건 소재와 상관없이 '표절 = 잘못'이라는 의식이 대중 전반에 깔려 있다.
 
최근들어 '표절'에 대한 시비와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 서는 인물은 큰 곤혹을 치루게 된다. 김미경 강사도, 배우 김혜수도,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그랬다. 이번에는 '엄친아' 이미지의 로이킴이다.
 
같은 표절 논란을 겪고도 대중의 용서를 받는 경우도 있는 반면 도저히 회생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이는 표절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해명을 했나, 안 했나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일 표창원 전 교수는 박사논문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표 교수가 표절을 했을 것이다"는 트윗에서 발생한 이 논란 당시 표 교수는 "표절을 하지 않았다"며 당당하게 자신의 논문을 공개했다.
 
하지만 일정부분 표절 사실이 드러났다. 정황이 드러나자 표 전 교수는 이틀 뒤인 7일 새벽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당시 표 전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박사논문에 표절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한다. 16년 전 쓴 논문에서 매우 부끄러운 표절 흔적을 발견하고 무척 당황스럽고 부끄럽다"며 일정부분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내가 석사과정을 이수하지 않고 석박사 통합 과정을 이수했다거나, 특정 사전을 베껴왔다는 부분은 사실무근"이라며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했다.
 
들끓었던 여론은 표 전 교수의 빠르고 적극적인 대처에 그를 용서하는 분위기로 뒤바뀌었다.
 
M.net '슈퍼스타K4' 우승자 출신 로이킴 역시 표절시비가 일자 빠르게 해명하며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매니지먼트사 CJ E&M의 발 빠른 진화에도 여론의 반응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논란의 요지는 로이킴의 자작곡이라며 내세운 '봄봄봄'이 인디밴드 어쿠스틱레인의 'Love is Canon'(러브 이즈 캐논) 우쿠렐레 버전과 유사하다는 것. 
  
이에 대해 로이킴의 소속사는 "로이킴과 배영경이 공동 작곡했으며, 정치찬과 김성윤이 공동 편곡한 순수창작곡"이라며 "'러브 이즈 캐논'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기 전까지 해당 가수의 이름과 노래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브 이즈 캐논'의 우쿠렐레 버전에 대해 한국저작권협회 공식 확인한 결과, '봄봄봄'이 등록한 2013년 4월 22일 이후인 2013년 5월 15일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이에 '봄봄봄'은 상기 곡의 유사 논란과 무관하다"고 공식입장을 내놨다.
 
여기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두 가지 있다. 갑작스럽게 작곡가 배영경과 정지찬, 김성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오롯이 로이킴의 곡인 듯이 홍보해왔던 '봄봄봄'에 공동작곡가가 있었다는 배경이 대중의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대중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 거짓말을 해왔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우쿠렐레 버전은 '봄봄봄' 등록 전부터 각종 동영상 사이트에서 이름만 치면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개됐으며, 이미 어쿠스틱레인이 지난해 홍대 공연에서 우쿠렐레 버전을 불렀다는 정황도 있다. 등록이 빨랐다고 표절을 안 했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해명 내용을 보면 "'러브 이즈 캐논'을 몰랐다", "'봄봄봄'의 등록시기가 우쿠렐레 버전보다 빨랐다", "전문가들과 검토한 결과 표절이 아니다"가 전부다. 표절의혹을 부인하는 수준이다. 만약 곡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면 대중의 반응이 이정도로 격할까 싶다.
 
로이킴이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지금 공동작곡가라는 배영경은 묵묵부답이다. 그가 적극적인 해명을 한다면 대중의 궁금증은 풀릴 것이고, 오해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대중은 한 인물의 잘못에 비해 용서를 쉽게 하기도 했고, 심각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는 잘못에 대해 소통하려는 태도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김구라와 계속 논란에 휩싸이는 티아라의 경우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전례로 봤을 때 '엄친아' 이미지로 승승장구하던 로이킴에겐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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