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영국 정부가 신용경색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자국내 금융회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3개월만에 추가 구제안을 내놨다. 미국에 이어 영국도 구제금융 계획 2단계에 돌입, 본격적인 경제 지원에 나서면서 세계 각국의 경제 정책에도 자극을 줄 전망이다.
영국 재무부는 앞서 지난해 10월 370억파운드(550억달러) 규모의 1차 구제금융안을 내놓은 바 있다. 1차안이 금융회사에 직접 공적자금을 수혈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면 이번 2차안은 정부가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직접 떠 안는다는 게 핵심이다.
영국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은행권의 모기지 증권(MBS) 및 부실 자산에 대한 매입 보증을 제안했다. 이로써 재무부는 최소 1000억 파운드(1490억달러)를 금융권에 추가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은행들이 지원을 받으려면 보유한 부실 자산 규모를 밝히는 한편, 정부 보증에 대해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와 더불어 2차 금융구제안이 은행을 돕기 위한 게 아니라 기업과 가계를 돕기 위한 것인 만큼 구제 대상인 은행들은 개인과 기업에 대출을 늘리겠다는 '대출 의무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또한 영란은행(BOE)이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권한도 확대된다.
재무부는 이달 30일 끝나는 '특별 유동성 계획'을 통해 질적으로 우수하지만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과 영국 국채를 교환해 주기로 했으며, 중앙은행인 BOE의 재할인 대출 만기일도 기존 30일에서 1년까지 늘려 은행들이 장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BOE는 또 다음 달 2일부터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업 채권과 어음, 신디케이트 론 등 일반 기업의 자산 매입에도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무부는 지난 해 매입한 스코틀랜드 왕립은행(RBS)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RBS 지분이 늘어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RBS의 지난 2008년 연간 손실 규모는 영국 전체로도 사상 최대 적자 규모인 280억 파운드(41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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