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위기의 아베노믹스..日증시, 어디로
2013-06-04 18:56:36 2013-06-04 18:59:37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일본증시에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70%이상 급등했던 일본 증시가 연일 등락을 거듭하면서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책,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하며 시장 불안감이 고조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일본 증시가 이와 함께 본격적인 조정 장세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日 증시, 2주간 9% 이상 폭락..환율 하락에 '출렁'
 
파죽지세로 내달리던 일본증시가 10개월 연속 랠리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지난달 일본 증시는 전달 대비 0.62% 하락해 장을 마쳤다. 또 주간단위로는 지난 2주간 9% 이상 폭락했다
 
특히, 전일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3.72% 하락하면서 1만3261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각각 7.32%와 5.15% 급락했던 지난달 23일과 30일 이후 올 들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하지만 전일 급락세를 탔던 일본증시는 4일 전일 대비 2.05% 오른 1만3533.76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 주가 추이(자료제공=대신증권)
거침없는 엔저 기조를 이어왔던 외환시장이 최근 요동치면서 일본 증시 역시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03엔대를 넘기기도 했던 달러·엔 환율은 전일 24일 만에 처음으로 90엔대에 진입했다.
 
또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보여주는 닛케이 평균주가의 변동성 지수는 전일 37.41을 기록했다. 변동성 지수가 30 이상이면 불안심리가 심각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아베노믹스 효과 의구심 증폭.."경제 구조 근본적 개혁 없어"
 
일각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본 증시에 악영향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데릭 홀트 노바스코시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주간 닛케이지수가 급락한 것은 몇몇의 BOJ 관계자들이 2%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여부에 의문을 품으며 BOJ 내부적으로 이견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아베노믹스는 불안정한 기반이고 시장이 이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로저 나이팅게일 RDN어소시에이트 이코노미스트도 "BOJ가 설정해놓은 목표치를 달성할 능력이 없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베노믹스로 실질적인 경기개선 효과를 보기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 경제 정책이 경제구조의 근본적 개혁 없이 환율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즈 굽타 인빅터스RG그룹 매니저는 "일본은 경제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것도 다루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일본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을 위해 회생이 절실한 기업 투자는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1분기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111조3928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히로시 비앤피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기업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선 단순히 통화·재정 정책이 아닌 실질적인 개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BOJ 통화정책회의가 분수령
 
일부 비관론자들은 최근 장세에 대해 일시조정 국면이 아닌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으로 간주했다.
 
기쿠치 마코토 묘조에셋매니지먼트 대표도 "조정이 아닌 본격적인 하락의 시작"이라며 "아베노믹를 배경으로 축제를 펼쳤던 장세가 끝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일본 시장이 이전의 고점으로 다시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보다 높은 가격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매도 타이밍을 기다리며 시장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외신은 "일본 증시의 거친 가격 변동에 따른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일본 증시는 당분간 1만3400~1만3750선 수준을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다음주로 예정된 BOJ의 통화정책회의와 이번 주 발표 예정인 아베 총리의 성장전략, 이른바 세번째 화살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의 단기적인 향방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시구로 히데유키 오카산증권 애널리스트는 "10일부터 열리는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향후 증시의 방향을 결정하는 단기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시 리엔 BK에셋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도 "일본 증시와 국채 변동성으로 인해 다음 주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매입 확대를 위한 실제적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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