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중 입학비리 일파만파..이재용 아들도 연루 의혹
2013-05-29 10:49:30 2013-05-29 10:52:26
[뉴스토마토 김기성·황민규기자] 영훈국제중 입학 비리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아들도 부정입학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영훈중에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로 합격한 신입생은 모두 16명. 이중 3명은 교과 성적으로는 합격권 밖이었지만 주관 평가에서 만점을 받아 최종 합격자에 이름을 올렸다. 주관 평가는 추천서와 자기개발계획서 등을 토대로 채점된다.
 
29일 유기홍 민주당 의원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 아들의 교과 성적은 50점 만점에 45.848점으로 비경제적 배려 대상 전형에 지원한 155명 중 72위에 그쳤다. 합격권(16위)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추천서(30점)와 자기개발계획서(15점), 출석 및 봉사(5점) 평가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턱걸이인 15위로 간신히 최종 합격자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교육청은 영훈중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 학교 측이 합격자를 미리 내정해 놓고 성적을 조작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대평가인 점을 들어, 이 부회장 아들 등을 입학시키기 위해 교과 성적 상위자 13명에게 주관 평가에서 최하점을 줘 최종 합격에서 떨어뜨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승현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학교 측에서 성적을 조작한 사실은 시인하고 있다”며 “다만 누구를 합격시키고 누구를 떨어뜨리려한 지 구체적 진술은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측의 조직적 부정입학 비리 정황이 드러난 만큼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해당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28일 영훈중학교와 학교법인 영훈학원, 학교 관계자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입학 관련 전산자료와 서류 등을 확보했다. 특히 입학관리를 총괄하는 교감, 입학관리부장, 교무부장 3명에 대해서는 이미 진술 등을 토대로 상당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은 이와 관련해 공식대응을 하지 않으면서도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사장단회의에 맞춰 이날 오전 취재진이 삼성 서초사옥에 몰렸지만 관계자들은 저마다 “확인해 줄 게 없다. 공식입장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 개인 일”이라며 선 긋기에 나섰고, 또 다른 관계자는 “불산에, 영훈중 문제까지 정말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경위 파악에 착수했으며, 검찰 측 동향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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