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석에서)모두의 패배…조국·김어준·유시민 퇴장해야
2026-06-09 11:09:51 2026-06-09 12:36:49
선거는 끝났습니다. 정청래는 “전국적으로 큰 승리”라고 자평했지만, 민주당 누구에게 물어봐도 ‘승리’로 받아들이는 이는 찾기 어렵습니다. 대통령조차 “국민의 경고”로 해석해, 당대표 승리 선언을 무색케 했습니다.
 
서울을 또 다시 오세훈에게 내줬고, 호남은 정청래 심판론으로 들끓었으며, 평택은 민주진보 진영의 극심한 내분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이러고도 ‘12 대 4’라는 결과를 낸 것이, 어찌 보면 신기할 정도입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비롯한 과거를 끊어내고 보수 재건을 기치로 전열을 재정비했다면, 선거 결과는 달랐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왼쪽부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방송인 김어준씨, 유시민 작가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무엇보다 대구의 결과가 뼈아픕니다. 경남의 패배 원인 중에는 후보의 경쟁력 부족도 있습니다만, 대구는 다릅니다. 김부겸이라는, 민주당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제시했고, 대구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변화 열망을 이끌어내는 캠페인을 펼쳤음에도, 졌습니다. 언제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올 지 기약조차 어렵습니다.
 
이것이 민주당의 한계입니다. 노무현을 배출하고도, 노무현의 길을 잊었습니다. 척박한 영남에서 민주당 깃발을 들고 고군분투하는 동지들에 대한 최소한의 미안함도 없습니다. 몇몇은 영남 험지를 버리고 수도권 양지로 자리를 옮겼을 정도입니다. 종로 대신 부산으로 내려갔던 노무현의 투신은, 과거 전설로만 남았습니다.
 
조국의 한계도 뚜렷했습니다. 12석을 거느린 당대표가 “내가 더 민주당스럽다”는 촌극보다 더 비참한 건, 2030의 철저한 외면입니다. 이들은 한때 누구보다 조국에 열광했던 세대입니다. 그랬던 이들이 조국의 위선에 상처 받았고 분노했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법이건만, 민주당은 “그깟 표창장 하나”로 치부했습니다. 조국의 처절한 반성 없이 조국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윤석열을 비롯한 한동훈 등 검찰 특수부를 중용한 인사 검증의 실패도 반성에 포함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다치니, 내 가족이 다치니 검찰개혁! 이건 아니질 않습니까.
 
조국을 아낀다면, 김어준과 유시민도 처절한 반성부터 주문했어야 옳습니다. 미래 세대로부터 버림받은 이가 어떻게 미래를 말하고 미래 지도자를 꿈꾼다 말입니까. 모순입니다. 왜, 2030을 탓합니까. ‘이미 숱하게 사과를 하지 않았느냐, 같은 지적을 왜 반복하느냐’는 태도는 옳지 않습니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없어 과거사 문제가 풀리지 않듯, 조국 또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을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말로 피해나가며 사실관계를 다투려 했습니다.
 
조국과 함께 김어준과 유시민도 퇴장을 고민해야 합니다. 최소한, 주류라는 인식이라도 버려야 합니다. 유시민의 표정에는 어느새 독기가 서렸고, 김어준은 계속해서 자기주장만을 관철하려 듭니다. 두 사람 모두 대중을 가르치려 듭니다. 오만합니다. 김어준의 말대로 ‘겸손은 없습니다.’ 과거 진영 결집에 두 사람이 도움을 줬다면, 지금은 진영 분열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도 더 이상 김어준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김어준을 좇을수록 민심과 당심의 괴리는 깊어질 것입니다. 망하는 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민주당에게는 이번 선거가 혹독한 예방주사가 될 수 있습니다. 행정부와 의회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민주당 독식 구도로 갈 경우, 다음 총선과 대선은 필히 견제심리가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오만이 하늘을 찌를 수 있습니다. 전재수·김상욱에게서도 희망을 봅니다. 전재수는 71년생, 김상욱은 80년생입니다. 오랫동안 견고했던 86그룹의 세대교체가 이 두 사람에게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여소야대 악조건을 뚫고, 다짐대로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내면 세대교체 또한 속도를 빨리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당장은 걱정이 앞섭니다.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8월17일로 잡혔습니다. 정청래, 김민석, 송영길 세 사람의 피 터지는 혈투가 예상됩니다. 김어준도, 유시민도, 최욱도 참전할 것입니다. 대통령도 사실상 김민석에게 힘을 실어주며 자신의 뜻을 밝혔습니다. 정치에서 권력투쟁은 필연이지만, 이미 진영 내 갈등의 상흔이 깊습니다. '레임덕이 온다면, 필히 여당 발이다!' 기우로 끝나길 바랍니다.
 
편집국장 김기성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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