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AI 보험혁신)②보험금 심사까지 AI 확산…책임·통제 공백 커진다
모델오류·내부통제·개인정보 등 AI 위험 확산
금융당국 7대 원칙 제시…보험사 거버넌스는 미흡
2026-08-11 06:20:00 2026-08-11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7일 09: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산업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새로운 전환기에 들어섰다. 상품 개발부터 인수심사, 보험금 지급, 고객 관리에 이르기까지 업무 전반에 AI 활용이 확산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기술 도입 효과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실행 격차가 남아 있고, AI 판단에 따른 책임 소재와 통제 체계 등 새로운 과제도 부상하고 있다. <IB토마토>는 보험산업의 AI 활용 현황과 발전 가능성을 살펴보고,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 풀어야 할 선결 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위험관리 체계는 아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보험금 심사와 고객관리 등 민감한 업무까지 AI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모델 오류와 내부통제, 개인정보 침해 등 새로운 위험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7대 원칙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정작 보험사 내부의 AI 거버넌스 구축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활용 확대에 앞서 책임과 통제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AI 성능부터 보험사 내부통제, 개인정보 등 각종 위험 존재
 
국내외 보험사가 AI 기술을 각종 업무에 접목함에 따라 여기서 파생하는 새로운 위험도 함께 부각된다.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신규 위험은 발생 주체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AI 기술 성능에서 유발되는 모델위험, 보험사의 미흡한 관리 프로세스 탓에 발생하는 내부통제위험, AI 학습을 위해 수집하는 데이터 정책과 관련된 개인정보위험 등이다.
 
부정확한 AI 모델을 사용해 고객에 대한 보험금 지급 규모를 축소 또는 거절했다거나, 전문가 의견 없이 AI 판단만으로 보험금 심사를 자동으로 거절했다거나 하는 문제가 주요 위험 사례로 꼽힌다. 보험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고객 생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는 문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기본적인 데이터 수집부터 AI 모델 학습과 적용, 보험사의 실제 활용, 사후 책임 문제까지 전 과정에서 새로운 위험이 생겨날 수 있는 셈이다.
 
보험 산업에서는 특히 보험금 관련 인수 심사나 지급 문제가 매우 복잡하고 여러모로 민감한 사안이다. 해당 업무는 AI 활용에 따라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분야로 꼽히지만 한편으로는 AI 모델위험이 가장 두드러질 수 있는 부문으로도 언급된다.
 
AI 모델의 성능이나 정확성과는 별개로 판단 결과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주요 위험 요소다. 국내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 명분을 특히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불분명한 책임소재는 높은 규제 울타리에 둘러싸일 수 있다. AI 활용과 함께 보험사 내부통제 관리 부담도 커지는 이유다.
 
보험사가 AI 기반으로 보험금 지급 심사 기준을 더 까다롭게 설정하고 부지급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하게 될 경우 보험소비자와의 마찰과 법적 분쟁이 더 잦아질 수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AI 가이드라인)
 
7대 원칙 담은 가이드라인 개정…거버넌스 구축, 선결 과제지만 '아직'
 
신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AI 활용 관련 가이드라인으로 규제 체계 내 기준과 범위를 명확히 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글로벌 흐름에 따라 국내서도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7대 원칙을 담은 금융 분야 AI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7대 원칙은 AI를 활용하는 모든 금융회사가 준수해야 하는 자율 규제다. ▲거버넌스(경영진의 역할과 책임 분담) ▲합법성(법규 준수) ▲보조수단성(임직원 개입 원칙) ▲신뢰성(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모델 사용) ▲금융안정성(위험 최소화) ▲신의성실(금융소비자 이익 최우선) ▲보안성(보안성 체계 마련) 등이 주요 내용이다.
 
7대 원칙 중에서도 특히 거버넌스 구축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선결 과제로 꼽힌다. 보조수단성 같은 경우 현재 국내 보험사들이 AI를 활용하는 단계가 자율화까지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이미 보조적 수단에서 그치고 있다. 보험금 인수 심사나 지급에서 AI가 활용되더라도 인적개입 없이는 불가하다.
 
거버넌스는 보험사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경영진에 대해 AI 개발·이용과 관련한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분담하는 것이 핵심이다.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기준에 포함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AI 위험관리를 위한 의사결정기구를 설치해 개발과 이용을 관리하고, 이와 독립된 전담조직을 구성해 업무 전반을 통제하는 방안이 있다.
 
AI 개발·이용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AI 위험관리 규정이나 지침 등 관련 내규 수립과 세부적인 업무 매뉴얼 마련도 거버넌스 구성의 한 축이다. 위험관리를 위해 리스크 측정, 경감, 평가, 등급산정 등과 같은 종합 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 요소다.
 
국내 보험업계서는 이 같은 거버넌스 구축이 아직은 미흡한 상태로 평가된다.
 
국내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AI 문제만을 위한 위원회나 내부 가이드라인 등은 없는데, 이미 정보보호위원회 안에서 AI 거버넌스를 다루고 있다"라며 "AI만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면 거기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이 생길 텐데 그에 대한 효율성에 의문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거버넌스를 종합적으로 따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AI 사업이 지금보다 훨씬 커져야 한다"라면서 "아직은 그런 단계까지는 아닌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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