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점차 수위를 높여가는 북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승폭을 확대해나갔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이 북한 관련 뉴스·엔화 동향 등에 주목하며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고점에 올라설수록 레벨 부담과 당국 개입 경계가 더해져 상승압력은 둔화될 전망이다.
◇1130원대 돌파..강도 높인 北 리스크 영향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인 주식자금 역송금 수요 등의 영향으로 상승압력을 받았다. 특히 5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0원 오른 1131.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2년 9월11일(장중 고점 1130.7원)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주 초반 원·달러 환율은 북 관련 불안감이 확산된 가운데 STX조선해양 관련 채권단 자율협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숏커버(손절 매수)가 집중돼 1118원대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1120원대 고점 인식과 은행권의 롱스탑(손절 매도)·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물량이 유입되면서 주 중반 레벨을 소폭 낮췄다가 북한 영변 핵시설 관련 소식과 미 국방부의 최첨단 미사일방어 시스템 괌 기지 투입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상승 반전했다.
주 후반 들어 원·달러 환율은 강도를 높인 북 위협과 일본은행(BOJ) 금융완화 정책,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대량 순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7개월 만에 1130원대를 돌파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연일 두드러진 가운데 투자 심리가 악화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됐다”며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와 외국인 주식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대량으로 유입됨에 따라 환율은 상승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북 리스크·역송금 수요..다음주 상승압력 지속될 듯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 리스크·외국인 자금 이탈 등 상승요인은 견고하지만 환율 상단을 제한할 재료는 특별히 부각되고 있기 않기 때문이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북미 대결로 확대되면서 영향력이 증가한 상황이라 이전과 다르게 북한 영향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외국인의 채권매수 동향이 불안한 점도 환율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현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북한 불안감이 여전한데다 4월 외국인 배당금 시즌을 맞아 주식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가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레벨 급등에 따른 조정은 어느 정도 있겠지만 상승압력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이번 주말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될 예정이고 다음 주 미국 소매판매, 중국 경제 지표 및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있어 이에 따른 결과도 원·달러 환율 방향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다만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로 레벨을 올릴수록 상승탄력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 레벨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당국 경계심 가시화된다면 추가 상단이 제한될 수도 있다"며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1120원에서 1140원 사이에서 거래 레벨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 상승재료가 우위인데다 달러 매도 재료 역시 딱히 없는 상황이라 쉽게 레벨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추가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원·달러 환율이 올라갈수록 조정을 받아 상승탄력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