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디커플링 지속..해법은 '환율'
원인은 엔저·벵가드 매물..밸류에이션 저평가 논란
환율과 글로벌 경제이벤트에 주목
2013-02-11 10:30:48 2013-02-11 10:33:18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국내 증시와 해외 증시의 디커플링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디커플링'이란 한 나라 또는 일정 국가의 경제가 인접한 다른 국가나 보편적인 세계 경제의 흐름과는 달리 독자적인 흐름을 보이는 탈동조화 현상을 말한다.
 
통상 세계 증시, 특히 미국 증시와 강한 동조적 움직임을 보여왔던 우리 증시가 올해 들어 이들과의 이례적인 디커플링을 겪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가 심화됐다"며 "연초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4.6%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는 3.0% 하락하며 글로벌 주식시장 내 최하위권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계 주가와 코스피 추이 비교]
 
◇원인은 엔저·뱅가드 매물..밸류에이션 저평가 논란
 
정훈석 한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커플링의 원인에 대해 "45도 각도로 진행되고 있는 엔저 행진과 오는 7월까지로 예정된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뱅가드펀드의 한국물 매도세에 기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벵가드 물량의 경우에는 연초 이후 2조3000억원이 출회된 것으로 추정됐는데, 외국인이 차익거래를 통해 순매도한 물량(1조4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와 더불어 목전으로 부상한 북핵 리스크와 미국의 시퀘스터(sequester)논란, 유럽의 정치 스캔들을 감안하면 당분간 주가가 상승탄력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 증시는 매력적이며 이에 매수관점을 유지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유니버스로 삼고 있는 25개 국가 중 밸류에이션이 가장 저평가 되어 있는 국가는 바로 한국 증시"라며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구간만큼이나 극단적으로 저평가 구간에 치우쳐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으로 국내 증시는 극단적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보다 정상 국면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나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전망했다.
 
◇환율과 글로벌 경제이벤트에 주목해야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디커플링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반등에 나서기 위해서는 우선 원화강세 및 엔화약세가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제 통화시장을 보면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에 이어 일본까지 경기회복을 위해 인위적으로 엔저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구조상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환율추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지난 7일 통화정책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유로화 강세에 대해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통해 일본 아베정권의 강력한 엔저정책이 진정될 것인지가 우리의 관심사"라며 "오는 14일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일본의 엔저정책이 속도조절될 수 있을지 테스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강등 완화 해법은 글로벌 정책공조"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도 "현재 환율 컨센서스는 완만한 원화강세와 엔화약세 고착화로 형성되어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환율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글로벌 정책공조이며 G20 회의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일본의 엔저 정책에 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엔달러 환율이 95엔 수준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처럼 최근 굵직한 글로벌 경제이벤트들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영향에 따른 지수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부국증권은 "중국의 무역수지가 292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웃돈 것이 국내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는 중국의 춘절도 증시상승의 모멘텀으로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국내의 정치적 기대구간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중앙은행간 공조체제에 대한 기대는 곧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부정적 시각을 완화할 수 있다"며 "그 첫번째 단추가 바로 14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로, 금리인하가 되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긴축적 스탠스에 놓여있던 국내 시각을 풀어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다음주에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11일), 일본 2월 통화정책회의(14일) 등이 예정돼있어 글로벌 환율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부국증권은 "다만 환율 부담을 걷어내더라도 코스피지수는 빠르게 회복하기보다 디커플링을 벗어나는 과정에서의 반등 시도와 조정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