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북핵 리스크와 규제 경계감, 유로존 우려 등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롱스탑(손절매도)과 매수세를 오가면서 여전히 큰 폭의 움직임을 보였다. 시장전문가들은 내주 환율이 대외 변수들에 주목하며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7.4원 오른 1095.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월요일(2월 4일·종가기준 1084.6원)보다 11.1원 올랐다.
<주간 원·달러 환율 차트>
전문가들은 이번주 중반 이후 역외시장 참가자들이 각종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달러 매도세를 유지한 점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외환시장 참가자들 역시 포지션 설정을 유보하면서 환율의 하락 쏠림 현상이 둔화됐다. 지난주 환율이 급격히 변동하면서 롱스탑과 숏커버(손절매수)가 촉발된 탓에 손실을 입은 일부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를 자제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12.8원이나 떨어졌다. 환시에 유입된 외국인 채권자금이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
전주 금요일이었던 지난 1일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약 6000억원 어치의 채권을 매입했다. 이 외국인 채권자금이 다음 월요일인 지난 4일 외환시장에 집중 유입되면서 롱스탑(손절매도)을 유발했다. 장중 환율이 1090원대를 하향 돌파하자 시장 참가자들도 롱스탑에 가세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5일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정정 불안이 부각되면서 환율이 2.4원 상승했다. 수입업체 결제수요와 주식 하락세로 인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역외에서 롱스탑 물량이 유입됐고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달러 매도)을 꾸준히 출회하며 수급상 공방이 벌어지는 모습이었다,
6~7일에는 북한 핵실험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환당국 규제에 대한 경계감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6일 북한이 “핵실험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역외 시장이 완전히 매수세로 돌아섰다. 지경부 관계자의 엔·원 재정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 발언도 이를 부채질했다. 이에 따라 월말 네고가 꾸준히 출회되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8일 원·달러 환율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유로화 강세 우려 발언으로 7.4원이나 뛰어올랐다. 역외 시장은 여전히 강한 매도세를 지속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네고물량으로 상승이 제한되고 북핵 리스크와 규제 경계로 하락이 제한되는 모습이었다"이라며 "환시 참가들이 포지션 플레이를 자제하면서 환율이 방향성을 상실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이번주 내내 방향성을 재탐색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역외 매수와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공방을 주고받으며 일중 변동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다음주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별한 하락 재료가 없어 1100원선을 상향 돌파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지출 자동 삭감 조치 협상이나 북한 핵실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다음주에는 상승 압력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레벨을 소폭 끌어올려 1083~1098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병화 유진투자선물 연구원도 "하락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설 연휴를 지나면 업체 매물 압력도 완화될 것"라며 "특히 역외시장이 대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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