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세계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민감 제품의 원료를 생산해내는 화학업종은 그야 말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반면 정유업종은 서구지역의 정유업 구조조정이 국내 정유산업에 호재로 작용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을 기록하는 등 화학과 정유간에 온도차가 뚜렷하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2013년에는 조금 다른 양상이 벌어질까? 여전히 증권가에서는 화학보다는 정유에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정유는 여전히 ‘good’, 화학도 ‘괜찮아’
정유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중국을 중심으로 정유설비 신규 가동이 집중돼 있어 내년 상반기 정유업황에 일시적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부터는 정유업황의 중장기 호황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예정된 정유설비 신규 가동 규모가 미미하고 2014년에는 일본의 대규모 정유설비 구조 조정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에서 석유 수요 감소 추이가 멈추었고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국제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정유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지난 2년간 리비아, 이란 등 지정학적 요인과 유럽채무위기 영향으로 급등락 패턴을 보였지만 내년에는 OPEC 증산 체제 지속에 따른 수급완화, 지정학적 리스크의 희석 등으로 유가는 점진적으로 안정화되면서 변동폭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국제유가 안정은 결국 정유업종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화학은 정유보다는 매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이미 바닥을 다졌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업황의 미래 지표로 해석할 수 있는 중국의 화학제품 수입 동향은 지난 7월부터 증가해 수입 물량이 레벨업 됨에 따라 화학업체들의 영업환경은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지만 화학시황의 변수가 매크로 상황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오정일 연구원은 “겨울철이 석유화학 비수기고 지난 10월에 중국 NCC 신규 가동이 집중된 까닭에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는 업황 개선으로 인한 석유화학 기업의 이익 상승 추이는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중국의 춘절인 내년 2월10일 이후 합성수지 수요처에서 연휴기간 소진한 재고를 재구축하는 계절적 수요로부터 업황 개선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 3월에는 중국 전인대의 중국 국가 주석 등 행정 관료 선출 및 임명이 끝난 후 인프라 투자 계획 등이 구체화되며 업황 개선은 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유 ‘SK이노베이션•GS’, 화학은 ‘LG화학•호남석유’
다양한 원유 소싱(Sourcing) 능력 보유에 따라 원가경쟁력이 우위에 있고 파라자일렌(PX)과 윤활유의 공격적인 증설에 따라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GS(078930)도 GS칼텍스의 고도화설비 증설과 GS EPS LNG 발전 3호기 증설로 인해 기업가치가 한 단계 레벨업 될 것이라는 점에서 증권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화학업종 중에서는
LG화학(051910)이 내년에도 석유화학 설비 증설 확대로 업황 둔화 완충이 기대되는 가운데 정보전자소재가 수익성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호남석유(011170)는 화학업황 회복기에 투자 매력이 가장 큰 기업으로 꼽혔다. 호남석유는 최다 생산품목인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 제품 수익성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합성고무 수요 회복과 함께 내년 BD(부타디엔)제품의 이익 개선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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