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엘피다, 렉스칩, 파워칩 등 주요 D램 업체들이 잇딴 감산선언에 나서면서, 공급과잉에 빠진 글로벌 D램 시장이 균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D램 제조업체들이 감산을 선언하거나 비 D램 제품에 대한 생산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올해 전세계 D램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약 7.1% 줄어들 것이라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30일 D램 제품(DDR3 2Gb 256M×8 1333/1600㎒ 기준)의 10월 하반기 거래가격은 0.83달러로 기록됐다. 이미 사상 최저치(0.84달러)를 기록했던 10월 상반기보다 1.19%가 더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D램 가격이 원가에 가까이 다가가자 글로벌 제조업체들은 너나 없이 대규모 감산을 선언하거나 생산 라인을 비 D램계열로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매달 4~6%를 기록했던 고정거래가의 낙폭(落幅)이 주요 업체들의 감산 소식에 힘입어 최근 1%대로 줄어들어 업계에선 급락세가 진정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일본의 반도체 업체 엘피다와 그 자회사격인 대만 렉스칩은 대규모 감산을 선언했다. 엘피다는 지난 7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업체 마이크론에 인수됐고 현재 렉스칩 역시 마이크론에 인수된 상태다.
또 지난 9월에는 전세계 D램 업계 6위 기업인 대만의 파워칩이 P3 라인으로의 웨이퍼 투입량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은 두번째 감산 선언이었다.
D램익스체인지 산하 연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대만의 D램 제조업체 난야와 이노테라 역시 다음달부터 D램을 20% 가량 감산할 예정이다.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업체들도 D램 생산을 줄이겠다는 공식적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이미 생산 능력을 서버용과 모바일용 D램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업체들의 감산이 1년여가 지난 현 시점에서야 겨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수급 불균형으로 PC용 D램(Commodity Dram)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미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체들이 공급을 줄이면서 PC용 D램의 수급상태가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D램 거래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시중에 재고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8' 출시로 PC 완제품 업체들이 제품을 만들면서 시중 D램 재고가 줄었을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경기가 썩 좋지 않고, 윈도8을 탑재한 제품들이 시장에 깔리려면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D램 시장은) 내년 1분기에나 성장 추세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D램 생산업체들(출처: 각 기업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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