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중동지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 오일 쇼크에 대비하고, 다양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백근욱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에너지연구소 연구위원은 8일 연세대학교 알렌관에서 열린 '동북아 에너지 외교 포럼'에서 중동 에너지 의존도 심화를 우려하며 이 같이 말했다.
김연규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동 석유 의존도는 87%로 2010년 82%보다 5%포인트 늘었다"면서 "천연가스 등 다른 에너지 자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에너지 자원 수입 의존도가 특정 국가에 집중됐다는 점에 있다.
실제 지난 2011년 기준 카타르(23.7%), 인도네시아(18.4%), 오만(12.1%), 말레이시아(11.8%) 등 4개국에서 들여오는 수입물량이 전체의 66%에 달했다.
다행인 건 최근 미국·캐나다 등에서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셰일가스가 생산되면서 천연가스 생산지가 늘었고, 브라질·동부아프리카 등에서 500억배럴이 넘는 석유자원이 발견되면서 공급지 선택이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지금이 에너지 의존도를 완화할 수 있는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정부 기관은 물론 종합상사, 정유사 등을 중심으로 에너지 자원(원유, 천연가스)에 대한 다양한 수입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자원부국인 러시아가 자원 수출 대상국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눈길을 돌리면서 국내 자원개발 기업들에게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러시아 정부는 유럽 일변도의 수출을 탈피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아시아 지역에 석유자원 23%, 천연가스 20%까지 수출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러시아가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는 석유자원은 고작 6%(2009년 기준)가 전부였다.
박용택 에너지경제 연구원은 "2035년이 되면 중국은 미국의 1.5배가 넘는 에너지를 소비할 것"이라면서 "일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미국의 절반이 안 될 것으로 분석돼 에너지 소비 증가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의 천연가스 수입량은 세계 천연가스 무역량의 40%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동북아 3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STX(011810)가 지난 9월8일 러시아 자원회사인 메첼과 천연자원 개발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했고,
포스코(005490)도 러시아 국영회사인 가즈프롬 발주 가스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국내 기업들은 러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근옥 옥스포드대 연구위원은 "러시아 천연가스, 미국의 셰일가스, 동부아프리카의 원유 등 모든 것에 우리는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직 국외 메이저 자원회사들이 덜 진출한 동부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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