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혐의로 기소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75)에게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초라한 종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을 청와대에 앉히면서 현 정부 최고 실세그룹으로 부상했던 '6인회' 인사들 중 절반이 권력형 비리사건의 피고인이 됐고, 실형 선고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그 중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뢰는 각별했다. 공공연히 최 전 위원장을 '정치적 멘토'라고 칭할 정도였다. 하지만, 멘토가 맞는 정권말기의 현실은 참담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정선재)는 14일 최 전 위원장에 대해 "6억원의 대가성을 몰랐을리 없다"며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6억원을 선고했다.
또 친형이자 '6인회' 멤버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도 현재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어릴적부터 지금까지도 매우 어려워한다는 형이지만 그 역시 부실 저축은행장들의 뒷돈을 받았다는 무거운 혐의를 받고 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74)도 비록 불구속 됐지만 당 대표 경선 때 돈봉투를 돌린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를 받은 뒤 항소해 송사가 이어지고 있다. 박 전 의장은 현역 국회의장으로는 처음으로 사법처리 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가신격인 청와대 비서들과 든든했던 정치적 동지들도 줄줄이 법정에 섰다.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44)은 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 중이다. 그는 첫 공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55)은 지난 2010년 브로커 박태규씨에게서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완화되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1억여원과 상품권, 골프채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일단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청와대 정무1비서관 출신인 김해수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53)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에 있다.
안국포럼 시절 매일 아침 이 대통령 집을 찾아 동향보고를 했던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4)은 이국철 SLS그룹 회장(50·구속기소)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BBK 팀장'을 지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50)은 부산저축은행 측에서 퇴출저지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로 1·2심에서 모두 징역 1년6월과 추징금 7000만원을 선고받은 뒤 지난 7월 가석방됐다.
이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68)은 세무조사 무마 청탁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이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 前KT&G복지재단 이사장(73)도 수십억원대 금품 수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또 최근엔 '왕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2)이 '민간인 불법사찰' 및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사건에 연루돼 결국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대통령 측근 비리는 유독 정권 말기로 갈수록 크게 불거지면서 정권을 '레임덕'으로 몰아넣는 악재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현정권 처럼 친인척·측근 비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줄줄이 사법처리를 받은 적은 없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 '임기 중 친인척·측근 비리는 없다'고 자신하던 이 대통령은 최근 더 이상 도덕성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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