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1. "공무원이 되고 싶다. 공무원은 철밥통이라고 하던데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 고용 불안에 떨고 싶지 않다"(박모군·19세)
#2. "부모님이 공무원이 최고라고 하셔서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고 싶다. 요즘은 공무원 시험도 경쟁률이 높아 어렵다고 해 대학 가서도 공부를 열심히 할 계획이다"(윤모군·17세)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4명은 국가기관이나 공기업 등 공공부문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은 직업 선택시 수입과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주된 고민거리도 직업일만큼 상당히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취업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안정적인 보수와 고용의 안정성, 즉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을 선호하는 현상이 어린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3일 통계청의 '2012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13세~24세 청소년의 28.3%는 '국가기관'을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으로 꼽았으며, 13.1%는 '공기업(공사)'을 선호했다.
특히 중학생(31.8%)들의 선호도가 고등학생(30.2%), 대학생(26.5%) 보다 높았다.
청소년은 직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적성·흥미(33.9%)'에 이어 '수입(27.4%)'과 '안정성(20.3%)'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 이들의 주된 고민거리도 '공부(38.6%')와 '직업(22.9%)' 순이었다.
청소년 상당수가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일반 기업에서 정년의 개념이 많이 사라지면서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공무원 시험은 해매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7일 치러진 전국 9급 공무원 시험에는 20개 분야 총 2180명 채용에 무려 15만7000여명이 몰려 72.1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일반 행정 전국 모집분야는 경쟁률이 1000대1을 넘어서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인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가 자녀에게 원하는 직업은 교사와 같은 공무원이었고, 청소년 본인 또한 유사하게 나타났다"며 "청소년은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정년보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40~50대의 부모님 아래서 자연스레 청소년들도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위원은 "청소년들도 공무원 연금과 같은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고 있으며 고용 불안 속에서 안정된 직장과 보수는 직업 선택시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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