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제조업체 10곳 중 8곳이 주 12시간까지 허용되는 연장근로 한도에 휴일근무를 포함시키려는 정부 방침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제조업체 313개사를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정부가 휴일근무를 연장근무에 포함시켜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본 기업이 84%에 달했다.
지금까지는 주당 12시간의 연장근무 외에 토·일요일 각 8시간씩의 휴일근무를 허용하고 있었다.
기업들은 정부 방침이 휴일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업계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휴일 근무를 하는 기업은 70%였고, 업종 특성상 휴일근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23.3%를 차지했다.
매 휴일마다 일하는 제조업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주문량 증가 등 특별한 상황이 발생할 때만 휴일근무를 하는 기업은 68.1%로 매 휴일마다 일한다(23.3%)는 기업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휴일근로 제한으로 우려되는 점으로는 '납품물량·납기일을 못 지켜 거래처를 잃을 것'(45.7%), '인건비 상승으로 기업 경쟁력이 낮아질 것'(42.5%) 등이 꼽혔다.
현재의 생산량 유지를 위한 신규채용이나 설비투자도 여의치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81.8%가 경영여건상 신규채용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했고, 추가적인 설비투자가 어려운 형편이라는 기업도 87.2%에 달했다.
기업들은 휴일근로가 제한되면 근로자의 임금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64.2%의 기업이 '근로자의 임금이 다소간 줄어들 것'이라고 했고. '매우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20.1%나 돼 84.3%의 기업들이 임금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금 삭감 시 근로자들이 이를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76.4%) 또한 많아 휴일근로 제한이 강행될 경우 노사관계 악화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대한상의 측은 설명했다.
바람직한 근로시간 단축 추진방향에 대해서는 기업의 44%가 개별 기업의 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추진을 원했고, '노사정 간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35.1%였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문제는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노사정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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