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소송 '골머리'
사내하청노조 "불법파견" 주장..포스코 "사내도급"
2012-03-07 10:27:56 2012-03-07 10:28:11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최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소송판결이 노동계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1위 철강기업인 포스코(005490) 역시 비정규직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업체 노조 일부가 지난해부터 정규직임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현대차(005380) 사내하청 근로자 최병승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최씨를 현대차 정규직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내하도급비율이 높은 제조업인 철강업계도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일단 "우리는 자동차업계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내하청 근로자들은) 근무장소는 제철소로 동일하지만 일하는 장소가 분명히 다르고, 협력업체에게 직접 지시받는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현대차 판결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노조측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양동운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지회장은 "포스코는 대외적으로 (원·하청이) 따로 일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우리는 하청업체가 독자적으로 작업을 할 수 없는 시스템에서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을 통해 핵심쟁점 중의 하나인 원·하청 간 혼재 근무에 대해 "장소적으로 혼재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과도기적으로 포스코의 직원들과 사내하청직원들이 동일한 내용의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해서 파견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하청업 근로자들이 동일한 업무를 담당한다고 해서 근로자파견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비약"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양 지회장은 "회사가 물류업은 빈번하게 아웃소싱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크레인 업무의 경우 전자·무선 기기로 업무 지시를  받아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함께 일하고 있다"며 " 이에 대한 100여가지 증거도 확보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준비서면에서 "모니터, PDA, 운송장에 의한 도급인(포스코 측)의 지시는 근로기준법상 지배·종속 관계에 따른 지시와는 다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은수미 노동연구소 연구위원은 "법원은 원·하청 간의 '혼재' 작업 여부를 쟁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기준이 애매하다"며 "불법파견과 도급의 분명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이런 소송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동운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업체 노조 지회장을 비롯한 16명은 지난해 5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및 (원청업체 노동자와 하청업체 노동자 간) 임금 차액 지급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두 차례 재판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현장 작업과 관련해서 원청의 지시요구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오는 26일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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