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글로벌 경기회복 신호가 속속 나타나고 있음에도 국내기업들의 '몸사리기'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상위 10대 그룹(자산총액 기준)의 지난해 평균 유보율은 1220%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이던 지난 2년 간의 유보율 900~1100%대를 크게 웃돈다.
유보율이란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합한 금액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이 스스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을 측정하는 지표로서 활용된다.
따라서 유보율이 높을 경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로 여겨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요즘 같은 경기회복 추세에서 곳간에 묻어둔 돈을 풀지 않는다는 것은 자칫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비춰질 수 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아직 기업들이 리스크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또 한편으론 투자수익을 낼 사업영역이 고갈되고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돈은 쌓여가는데 마땅히 쓸 곳이 없어 곳간 불리기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것. 임 부장은 "이처럼 소극적인 투자는 고용회복을 더디게 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기업들의 외형성장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유보율만 보고 투자를 논하는 건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김성현 한국상장협의회 차장은 "유보율은 기업들의 투자를 가늠하는 데 활용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일 뿐"이라며 "유보율의 상승을 최근 경기상황과 맞물려 해석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체감할 정도는 아니지만 전년 대비 10%대의 증가율을 보일 정도로 투자는 분명히 살아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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