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한화(000880)그룹이 미국 필리조선소에 이어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오스탈 USA 인수를 추진하며 미 조선·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인수가 성사되면 상선 중심의 필리조선소에 더해 미 해군 함정 건조 경험과 인력을 갖춘 생산 거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됩니다.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 위치한 오스탈 USA 조선소. (사진=뉴시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 USA’ 인수에 나섰습니다. 한화는 오스탈 USA 사업 법인과 운영 자산 10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10억5000만~12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제시했습니다. 한화로 최대 약 1조7000억원 규모입니다. 구체적인 인수금액 등은 실사와 최종 계약, 각종 규제 승인을 거쳐 확정될 전망입니다.
앨라배마주 모빌에 위치한 오스탈 USA는 현재 미 해군의 해양감시함과 구조·예인함, 미 해안경비대의 해양경비함 등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스탈 USA는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와 계약을 맺고 버지니아급·컬럼비아급 핵추진잠수함에 들어가는 모듈을 생산하는 등 핵추진잠수함 공급망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화가 오스탈 USA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이미 확보한 필리조선소와 역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화는 2024년 12월 약 1억달러를 투자해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생산 거점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필리조선소를 상선 건조뿐 아니라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향후 함정 신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오스탈 USA는 이미 미 해군과 미 해안경비대의 함정 건조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한화는 새로운 조선소를 건설하거나 함정 건조 경험을 처음부터 쌓지 않고도 기존 생산시설과 숙련 인력, 미 정부 함정 사업 수행 경험 등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 기존 필리조선소와 사업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도 생산 기반이 넓어집니다. 필리조선소가 미 동부 필라델피아에 위치했으며, 오스탈 USA는 남부 앨라배마주 모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두 조선소를 모두 확보하면 한화는 미 동부와 남부에 각각 조선 생산 거점을 갖추게 되는 셈입니다.
다만 실제 인수까지는 넘어야 할 관문도 남아 있습니다. 오스탈 USA가 미국의 주요 방산업체인 만큼 외국 기업의 인수에 따른 미국 정부의 안보·규제 심사가 변수로 꼽힙니다. 인수 이후 필리조선소와 오스탈 USA의 역할을 어떻게 나누고 각각의 생산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할지도 향후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미국 현지에서 상선 건조 역량과 함정 건조 역량을 동시에 갖출 수 있게 된다”며 “향후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서도 현지생산 역량을 앞세워 협력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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