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각각 영남·서울과 거리두기에 나섰습니다. 두 지역 모두 양당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곳인데요. '강경파' 당대표가 오히려 세 확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판단 아래, 후보 중심 선거 전략에 무게를 싣는 모습입니다. 일부 지역에선 후보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을 앞서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까지 나타나며 지도부 거리두기 전략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청래, PK·TK 방문 '조심'
정 대표는 12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공천자대회'에 참석해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키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 시대정신"이라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승리해 당원과 국민께 보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공천자대회에는 허태정 대전시장, 조상호 세종시장, 박수현 충남지사, 신용한 충북지사 후보 등 충청권 선거에 도전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정청래 지도부는 선거 초반부터 여당 프리미엄 활용을 위해 유세 참여에 적극적이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약한 영남권 지역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정 대표는 지난 2월27일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PK(부산·울산·경남) 지역 7차례, TK(대구·경북) 지역에 8차례 방문했습니다. 반면 텃밭인 호남 지역은 반 토막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보수 표심을 의식한 영남권을 중심으로 지도부의 행보를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윤석열정권 검찰 조작기소·수사 의혹 특검(특별검사)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는데요. 이러한 시도가 중도·보수층의 이재명 대통령 사법 리스크 우려를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지난 3일 지도부를 향해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신중해 달라"라고 직언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정 대표는 TK 일정을 잡지 않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오빠 발언' 논란 이후에 지난 10일 부산 북구에서 열린 하정우 민주당 후보 개소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에 후보와 정당 지지율이 다르게 집계되는 '디커플링' 현상도 나타납니다. 지난 4일 공표된 <부산MBC·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5월1~2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무선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에 따르면 부산시장 후보 지지율은 전재수 민주당 후보 46.9%,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40.7%로 나타났습니다. 두 후보 모두 소속 정당(민주당 41.3%, 국민의힘 36.3%)보다 4~5%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경남 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후보가 경남의 민생경제를 살리는 힘 있는 도지사, 정부·여당과 힘을 모아 경남을 살릴 도지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상태"라며 "(조작기소 특검법 발의 등은) 당에서 현명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부산 지역 관계자도 "처음엔 민주당보다 전재수 후보가 강조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개소식에서 지도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유하게 메시지를 내며 반응이 좋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지역의 선거 지원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장동혁 밀어내기'
장 대표는 '서울 거리두기' 중입니다. 이날 대구를 찾은 장 대표는 경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를 필두로 해서 하나로 뭉쳐달라"면서 "이 후보와 함께 하나가 돼서 국민의 힘을 압승으로 이끌어줄 것을 믿는다. 경북에서 모아준 표심은 돌풍이 되고 태풍이 돼서 대한민국을 뒤덮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전에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서울시당에서 참석 요구를 받은 적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서울시당에서 중도층 표심을 의식해 지도부에게 참석 요청을 따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꾸준히 지도부와 거리를 두는 중입니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상대로 열세 극복이 어려운 상황에서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장동혁 지도부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앞서 지도부의 개입을 차단한 채 '자체 선대위'를 따로 꾸리기도 했습니다.
지도부 거리두기 행보가 실제로 유효했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지난 4일 나온 <SBS·입소스>의 여론조사(5월1~3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무선 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지지도는 정 후보 41%, 오 후보 3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지율 격차는 당초 두 자릿수에서 7%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서울시당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선거를 도와주면 얼마든지 고맙다"면서도 "서울은 중도표를 좀 모아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니 안 오는 게 낫다는 판단이 서로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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