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수주전 번진 ‘마이너스 금리’…과열 경쟁에 위법 논란
2026-05-12 16:22:56 2026-05-12 16:29:16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건설사들의 금융 지원 경쟁이 다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금융 혜택이 현행 도시정비법상 금지된 재산상 이익 제공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서울 서초구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사업에서는 건설사 간 초저금리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사업비 대출금리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1%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제안했고, 삼성물산 역시 CD금리에 사실상 가산금리를 붙이지 않는 조건을 내세웠습니다. 현재 CD금리가 2% 후반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조합 입장에서는 금융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압구정5구역과 성수전략정비구역4지구 등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도 초저금리 경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압구정5구역에서는 DL이앤씨가 코픽스(COFIX) 수준의 사업비 조달 조건을 제시했고, 성수4지구에서는 대우건설이 CD금리보다 0.5%포인트 낮은 금리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금융 혜택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정비사업 계약 업무 처리 기준은 시공과 직접 관련 없는 금전·재산상 이익 제공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금융기관 대출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행위 역시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과거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무상 이주비 지원 등 과도한 금융 혜택 논란 끝에 재입찰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현행 규정상 위반 소지는 있지만 CD금리보다 얼마나 낮은 수준을 재산상 이익 제공으로 볼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무상 지원은 판단이 비교적 쉽지만 초저금리 조건은 실제 이익 제공 규모를 어떻게 볼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자체들도 과열 경쟁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서초구청은 최근 신반포19·25차 조합에 시중 대출금리보다 낮은 금융 조건이 재산상 이익 제공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토교통부 역시 시중금리 이하 자금 지원 행위에 대해 모니터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입찰 자체를 무효화하거나 강한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법령상 기준과 판례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실제 입찰 결과의 공정성을 현저히 훼손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결국 사후 법적 분쟁이나 행정 해석을 통해 위법 여부가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금융 경쟁이 오히려 사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시공사 선정 이후 위법 여부를 둘러싼 민원이나 소송이 이어질 경우 사업 일정이 지연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입니다.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낮춘 금리 부담을 향후 공사비 조정이나 다른 비용 구조에 반영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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