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한구 전 금융감독원 중소금융 부원장보가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부이사장)으로 사실상 내정(<뉴스토마토> 4월22일 보도,
(단독)한국거래소 파생본부장에 한구 전 금감원 부원장보 내정)된 데 이어 이사회 단독 추천 절차까지 밟으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출신 재취업 심사를 강화하는 정부 기조 속에서도 거래소가 취업 심사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28일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한국거래소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 전 부원장보를 파생상품시장본부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습니다. 거래소는 다음달 13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이번 추천은 금융당국이 거래소 경영진에 한 전 부원장보를 낙점 인사로 전달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공채 2기 출신으로, 특수은행검사국 팀장·비서실장·총무국장·은행검사2국장 등을 거쳐 중소금융 부원장보로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 감독을 총괄했습니다. 반면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장내 파생상품과 청산결제를 총괄하는 자리로 수리통계학·금융공학 기반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이에 경력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직무 전문성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당 자리에 금융당국 출신 고위직이 발탁된 건 2016년 이후 약 9년째로, 관행이 굳어졌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번 인사는 정부의 감독기관 출신 재취업 심사 강화 기조와도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최근 금감원 출신 퇴직자의 재취업에 대해 잇따라 불승인·보류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차기 신용정보원장으로 거론됐던 김미영 전 금감원 부원장도 취업 심사에서 불승인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한 전 부원장보는 심사 자체를 받지 않습니다. 신용정보원은 취업 심사 대상 기관으로 분류돼 윤리위 심사를 받아야 하는 반면, 거래소는 정부업무위탁수행 기관으로 심사 세부 요건에서 제외됩니다. 같은 금감원 출신이라도 어느 기관으로 가느냐에 따라 규제가 달리 적용되는 셈입니다.
거래소는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지만 공직유관단체 지정은 유지됐고, 거래소 노조는 이듬해 해당 구조가 '낙하산의 제도적 통로'라며 공직유관단체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노조 측은 "거래소는 공직유관단체임에도 취업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금융당국 인사가 심사 없이 등기이사급 보직을 무경쟁으로 차지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사기업을 포함한 대부분 기관이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는 것과 달리 거래소는 사실상 절차 밖에 놓여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직자윤리법 사각지대 해소와 공직유관단체 전반에 대한 취업 심사 기준 강화를 촉구했습니다. 국회와 정부 차원의 제도 보완을 통해 이해충돌 및 유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사진=한국거래소)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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