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거는 '미 기름값'…유가 급등 때마다 '타코'
미 평균 휘발유 가격, '심리적 지지선' 갤런당 4달러 돌파
미 불만 여론 들끓자 트럼프 '종전 시사' 발언 재차 언급
시장에선 또다시 '타코' 행보…유가 흐름 따라 '오락가락'
2026-04-01 17:30:54 2026-04-01 17:35:3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 '심리적 저지선'을 돌파했습니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3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고유가에 대한 미국 내 불만 여론이 누적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주 내 이란 전쟁서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전쟁 장기화 부담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유가 벽'에 부딪히자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언제나 물러선다)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4달러 기름값'에 미 소비자 불만 ↑…고물가에 소비 위축 우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협회(AAA)가 집계한 미국 내 평균 휘발유 소매가격은 이날 갤런당 4.02달러(약 6000원)를 기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촉발됐던 지난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4달러를 넘어선 것입니다. 이란에 대한 공격을 시작한 지난 2월 말(2.98달러)과 비교해도 한 달 새 1달러 이상(35%) 급등했습니다.
 
기름값 고공행진 배경엔 국제유가 급등이 있습니다. 실제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장보다 4.94% 급등한 배럴당 118.35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다만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장보다 1.46% 내린 배럴당 101.3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 '갤런당 4달러'는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집니다. 미국인들이 고물가를 피부로 느끼기 시작하는 분기점이기도 합니다. 실제 최근 5주 동안 휘발유 가격은 1.05달러나 올랐는데, 이는 허리케인 직후인 2005년 9월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폭입니다.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강한 가운데, 전문가들도 4달러가 주는 상징적 충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특정 기준선을 넘을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 지수가 급증해 자동차 등 다른 품목의 소비 위축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는 날에는 소비자들이 '더 불행하다'고 느낀다"고 전했고, 마크 워너 미 상원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갤런당 4달러'를 언급하며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내야 할 때도 부담이지만, 공과금과 식료품 등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가 벽'에 호르무즈 '나 몰라라'…외신들 '타코' 비판 행렬
 
중동 전쟁 장기화로 미국 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 여론이 쌓여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이내에 이란을 떠나겠다"며 사실상 종전 시사 발언을 거듭 밝혔습니다. 실제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행사에서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에 대한 질문에 "내가 할 일은 곧 이란을 떠나는 것이고, 그러면 유가는 다시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기 철수를 합리화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은 애초 자신들의 목표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논리도 내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2~3주 내로 떠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타코' 행보가 재현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에도 이란에 대한 48시간 최후통첩을 스스로 뒤엎고, 돌연 5일간 군사 공격 연기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최후통첩 시한 하루를 앞두고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120달러 육박 수준까지 치솟자 돌연 유예 선언을 한 것입니다. 
 
<캐피털 닷컴>의 다니엘라 해손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시장 구조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전형적인 '타코'처럼 보인다"며 "경로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미 행정부가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사례 분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이후 유가 흐름에 영향을 주는 발언을 반복해 왔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유가가 상승할 때는 평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내고, 시장이 닫힌 주말에는 이란을 향한 강경 발언을 내놓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중동 전쟁으로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아니주 알라메다 있는 셰브론 주유소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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