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1달러=1530원' 시대
2026-04-02 06:00:00 2026-04-02 06:00:00
전날 원·달러 환율 종가 숫자를 보고 몇 번이나 눈을 깜빡였는지 모른다. 과연 이 숫자가 정녕 내가 제대로 본 것일까 하고 말이다. 3월의 마지막 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1530.1원. 전 거래일보다 14.4원이나 치솟으면서 결국 1530원 선마저 뚫었다.
 
환율 종가가 153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1600원 수준까지 이를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조차 나온다. 이젠 '원·달러 환율 1500원대가 뉴노멀인가'라는 의심을 거둘 때가 온 것 같다. '고환율은 이제 뉴노멀'이라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난주 평균 환율은 1503.4원으로, 주간 기준 17년 만에 1500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롤러코스터 장세는 매일 반복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외환시장과 증시 변동성은 더욱 크면서 하루하루가 멀미가 날 지경이다. 중동산 원유·에너지 수입이 절대적으로 많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 구조가 금융시장에 그대로 반영되는 악순환이 매일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은 외국 화폐와 비교한 우리 돈의 가치다. 한국 경제의 거울과도 같다. 국가 경제의 체력을 보여주는 거울 같은 것으로, 경제 여건을 그대로 반영한다. 문제는 최근 원화 가치의 하락 폭이 주요국 통화보다 훨씬 가파르다는 점이다. 지난달 원화 가치 하락 폭은 4.7%로, 유로(-2.6%)와 일본 엔(-2.5%), 영국 파운드(-1.6%), 스위스 프랑(-3.7%) 등 주요국 중 가장 컸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동 전쟁이라는 변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곤 있지만, 똑같이 불확실성 위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주요국보다 원홧값 하락이 더욱 가파르다는 것은 우리 경제 체질이 비교 열위에 놓여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황이 이러한데도 외환당국의 대응은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새롭게 지명된 중앙은행 후보자는 "현재 (환율) 레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하면서 정교하지 못한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말 한마디에 시장이 출렁이는 지금과 같은 매우 민감한 시기엔 무엇보다 당국의 정확한 메시지와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 실행 의지가 중요하다. 현재 시장에선 환율 안정을 위해 마땅히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지만, 환율 문제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부정적인 효과는 막아야 할 것 아닌가. 금융 안정을 위한 당국의 명확한 의지가 필요할 때다. 
 
박진아 정책팀장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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