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하청노동자의 눈물③)지원엔 ‘열심’, 안전엔 ‘무심’
반도체 세제 혜택 집중, 기업 책임은 ‘뒷전’
자녀산재법 등 보호 법안 20여 건 계류 중
2026-04-03 06:00:00 2026-04-03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올해 초 ‘반도체 특별법(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바랬던 지원방안이 마련됐습니다. 정부는 이른바 칩스법’ 등을 통해 조세 감면과 연구·개발(R&D) 비용 지원 등 파격적인 특혜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세금을 바탕으로 한 지원책 이면에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입법’은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멈춰 서 있습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반도체 특별법)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업계가 원했던 주 52시간 예외 제도는 빠졌지만 반도체특별법을 근거로 정부는 반도체산업 관련 기업에 대해 조세 감면 등 각종 세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을 공제하고 연구·개발 비용 지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반도체법이 모델로 삼은 미국의 칩스법(Chips and Science Act·반도체 및 과학법)과 달리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나 책임에 대한 논의는 생략된 채 특혜로만 입법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반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에 근거한 산재보험법 등 노동안전에 대한 법안 처리는 속도가 나지않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9월 환노위 우원식 의원이 발의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 법안은 결국 폐기됐습니다.
 
부계 유전적 요인에 의한 출생 자녀의 건강손상까지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자녀산재법과 산재보상보험제도를 통해 치료비와 생계비를 우선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은 22대 국회에 20여건이 넘게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인 실정입니다.
 
기업의 인권·환경실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인권, 환경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경영 환경을 조성하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인권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안’ 또한 박홍배, 정태호 의원의 대표발의로 제안됐지만 실제 입법까지는 난항을 겪는 상황입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노동계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을 통해 유해물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업성 암 발생 시 산재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등의 실질적인 보호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과는 달리 국회의 관심은 옅기만 합니다.
 
임자운 법률사무소 지담 변호사는 “사측에서 ‘영업비밀’이나 ‘국가 핵심기술 관련 정보’라는 이유로 은폐하는 자료는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며 “산안법 개정에 대한 제안과 발의가 있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