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손님 없고 절도 기승…종로 귀금속거리 '한숨만'
“반지 끼우는 척 도주”…경계감 높아진 상인들
경기 침체에 손님도 감소…경찰 순찰·방범 강화
2026-03-13 17:43:24 2026-03-13 17:43:24
[뉴스토마토 송정은·신유미 기자] "요새 도둑이 늘었다고 다들 한 소리씩 하더라구요. 반지 끼우다가 도망가버린다고. 근데 결국 잡히죠. 이 일대 CCTV가 얼마나 많은데."
 
서울 종로구 귀금속거리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2일 "주변 상인들의 경계감이 커졌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해당 일대 금은방 주인 B씨도 "안 그래도 요즘 절도 관련 뉴스들 접하면서 경계하는 가게가 좀 늘었다"며 "실제로도 절도가 많다고 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금 한 돈 90만원…반지 착용하는 척하고 도망
 
최근 금 1돈(3.75g) 가격이 90만원을 육박하는 데다 물가 상승과 경기 불안이 겹치면서 금은방을 상대로 한 절도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종로 귀금속 거리 일대를 관할하는 혜화경찰서 관계자는 실제로 최근 관련 신고 건수도 늘었다며 "금값이 치솟다 보니 인근 상인들의 순찰·단속 강화 요청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한시적으로 종로 귀금속 상가 일대에서 기동대를 통한 순찰을 강화하기도 했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나마 일대 폐쇄회로(CC)TV 등 방범망이 잘 갖춰져 있어 안심한다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소매상점이 밀집한 백화점형 도매상가에서 귀금속을 판매하는 C씨는 "가끔 진짜로 반지나 장신구를 들고 도망가는 사람들이 있다"면서도 "CCTV도 있고 이 일대 보안이 잘 돼 있어 금방 잡힌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금은방 직원 D씨는 "몇 달 전 10대들이 와서 금팔찌를 착용하고 도망간 적이 있다. 10대들이 처벌이 크지 않아 겁 없이 행동한 것 같다"면서도 "그런 일이 있으면 주변 상인들이 다같이 한 마음으로 쫓아나선다. 그때도 상인들이 잡았다"고 했습니다.
 
최근 미-이란 전쟁으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장사가 안된다는 푸념도 늘었습니다. 절도에 경기 불황까지 겹친 겁니다. 1g당 금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15만원 안팎을 넘나들다가 9월부터 급격하게 상승했습니다. 이후 10월 중순에는 22만원을 넘어섰는데, 이 시기에 손님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입니다. 또 금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올해 1월에는 27만원에 육박했습니다. 한 돈에 100만원을 넘어서는 가격입니다.
 
미-이란 전쟁으로 최근 소강상태를 보인 금값 상승세가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금을 사러 오는 손님은 줄었다고 상인들은 말합니다. 급등한 급값이 부담스러워 구매를 망설이는 데다, 물가도 동반 상승해 경기 불황도 겹쳤기 때문입니다. E씨는 "절도가 문제가 아니라 장사가 안된다"며 "미-이란 전쟁 이후에 손님이 더 떨어졌다. 경기가 좋지 않아 사람들이 돈이 없기 때문"이라며 푸념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귀금속 거리 일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경찰, 절도 단속 강화 및 범죄예방 캠페인도
 
실제로 상인들은 경찰에 방범 강화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혜화경찰서 관계자는 "금값이 치솟아 인근 상인들의 순찰·단속 강화 요청이 많았다"며 "최근 한시적으로 종로 귀금속 상가 일대에서 기동대를 통한 순찰을 강화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혜화서는 또 지난달 서장, 형사과장, 범죄예방과장이 함께 종로 인근 귀금속 상인회, 자율방범대, 보안업체 등과 함께 범죄 예방 켐페인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범죄 예방 전문가는 접근성과 현금 환급성이 높은 금은 범죄 표적이 되기 쉽다고 설명합니다. 아울러 출입문 보안을 강화하는 등 업장의 물리적인 방범 강화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입니다.
 
서준배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금은 환금성이 높고 자금 세탁이 쉬운 자산"이라며 "단순 절도나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서도 주요 표적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물 자산인 금 가격 상승은 금 절도 범죄율이 오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범죄학에서는 '타깃 하드닝(Target Hardening)'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범죄 대상이 되기 쉬운 시설의 물리적 보안을 강화해 범행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며 "경찰의 순찰·단속 강화만큼 상인들 스스로 CCTV 설치나 보안 강화 등을 통해 범죄 대상이 되기 쉬운 시설의 보안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시내 금은방에 금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