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재취업한 전관 72명"…경실련, 공직자윤리위 '공익감사' 청구
"입법·행정·사법 포함 전관 방어막 구축"
공직자윤리위, 90~100% 승인율로 용인
로비 지침 담긴 '쿠팡 위기관리 매뉴얼'
2026-03-11 16:11:49 2026-03-11 18:09:2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쿠팡의 전관 영입을 '전관 카르텔' 형성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공직자윤리위원회와 인사혁신처가 사실상 방조했다며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습니다. 경실련은 쿠팡이 여러 분야의 전관 최소 72명을 포섭해 국가 사정 시스템을 포획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경실련은 1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은 제도의 틈을 타 입법·행정·사법·언론을 망라한 최소 72명의 '전관 방어막'을 구축했다"며 쿠팡의 전관 영입 실태를 공개했습니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최근 6년에만 국회 퇴직 공직자 16명과 정부 퇴직 공직자 31명이 쿠팡 및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와 함께 입법·행정·사법 전 분야를 망라해 총 72명의 전관 인사가 쿠팡에 영입됐습니다. 
 
경실련은 이들이 입법 로비군(25명), 사법·수사 방어군(22명), 행정·규제 대응군(8명), 정무·여론 장악군(17군)으로 나뉘어 '전관 방어막'을 형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등법원 판사 출신을 대표이사로, 검찰·경찰·대형로펌 출신을 법무·조세·수사 대응 책임자로 앉혀 사법 리스크를 차단하고, 경찰 출신 경감·경위급은 '보안'과 '정책' 담당으로 배치해 수사 기밀 유출과 수사 방향 왜곡 우려를 키웠다는 겁니다.
 
쿠팡의 내부 위기관리 매뉴얼인 'EHS-CFS-PG-07 위기관리 대응 지침'도 공개했습니다. 이 문건은 산재·사고 발생 시 대응 과정을 사고 발생, 병원, 장례식장, 언론, 경찰, 고용노동부, 국회 등 7단계로 나누고, 대관(GR)팀과 법무팀을 중심으로 '고용노동부 작업중지 명령 저지', '사건 확대 해석 차단', '국회 이슈 확산 조기 방어' 등을 핵심 미션으로 제시했습니다. 경실련은 "노동부 작업 중지 명령을 막고 국회·언론의 감시를 무력화하라는 '로비 지침'이 매뉴얼에 박제돼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경실련은 공직자윤리위원회와 인사혁신처가 "사실상 쿠팡의 전관 채용을 정부가 용인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실련에 따르면, 국회 공직자윤리위는 최근 6년간 국회 퇴직 공직자 취업 심사 대상 405건 중 394건(97.28%)에 대해 취업 가능 판정을 내렸고, 나머지 11건도 1차 심사에서 취업 제한 통보를 받았지만 이후 취업 승인 심사를 통해 모두 승인했습니다. 정부 공직자윤리위 역시 같은 기간 5226건 중 4727건을 승인해 90.45%라는 압도적 승인율로 전관들의 쿠팡행을 보장해 왔다고 경실련은 비판했습니다.
 
경실련은 "고위공무원단·2급 이상에만 '기관업무기준'을 적용하고, 국회 4급 보좌관 등 실질 권한을 가진 실무진은 '부서업무기준'이라는 좁은 심사망에 묶어둔 현행 구조가 전관 카르텔의 제도적 허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경실련은 공직자윤리위와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할 방침입니다.
 
경실련의 주장에 대해 쿠팡 측은 "지난 4년간 쿠팡의 퇴직 공직자 채용 규모는 7번째 불과하며, 이는 국내 주요 대기업의 절반 수준"이라고 반박했습니다. 
 
11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쿠팡의 전방위적 전관 포섭 실태 폭로 및 공직자윤리위·인사혁신처 공익 감사 청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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