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완화 기류에 한숨 돌리려니…K철강, 일본이 ‘복병’
‘감세’ 노려 미 입맛 맞추는 일
직접환원철 공습, 한국엔 비상
2026-02-19 14:38:05 2026-02-19 15:02:35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철강·알루미늄 50% 고율 관세’ 정책이 시행 1년 만에 기로에 섰습니다. 미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 무역 장벽을 대폭 높였지만, 되레 미국 내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과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관세 일부 완화·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철강업계로선 숨통이 트일 수 있는 대목이지만, 자칫 일본에 ‘핀셋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로 전개될 경우 또 다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난해 10월28일 일본 도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등에 대한 합의문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 50%에 달하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일부 완화하거나 적용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6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관세율을 50%까지 인상했고, 8월에는 못·나사·케이블 등 파생상품 1000여개로 적용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철강을 기초 소재로 사용하는 자동차·가전·중장비 업계의 원가 부담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소비자 물가를 자극했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분석에 따르면 관세 부담의 90% 이상을 미국 수입업자와 소비자가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이달 초 공화당 강세 지역인 텍사스주 보궐선거 패배 등 민심 이반 조짐도 감지됐습니다.
 
관세 완화는 국내 철강사들에게 호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50% 관세가 유지될 경우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이 부담해야 할 연간 관세액은 약 5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관세율 인하나 적용 범위 축소가 현실화되면 비용 절감 효과가 적지 않습니다.
 
닛폰제철이 인수한 미국 펜실베니아주 US스틸. (사진=AP/연합뉴스)
 
복병은 일본입니다. 일본은 약속한 5500억달러 투자 가운데 360억달러 규모 1차 프로젝트 3건을 발표하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에 적극적인 일본을 언급하며 한국에도 3500억달러 규모 투자 약속 이행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투자 이행 성적에 따라 관세를 차별 적용하는 ‘선별적 완화’ 기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본 철강 기업들도 일본 정부에 발맞춰 현지 프로젝트 참여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에 따르면 닛폰스틸과 JFE 스틸은 텍사스 원유 터미널 프로젝트 등에 필요한 고사양 철강재와 설비 공급 기회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닛폰제철은 지난해 US스틸 인수를 마무리하며 확보한 현지 생산 기반에 더해, 연말에는 아칸소주에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해 깨끗한 철을 뽑아내는 직접환원철(DRI) 공장 신설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기존의 고로(용광로) 방식에서 벗어나 천연가스를 활용한 저탄소 철강 생산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이 기술은 향후 수소 인프라가 갖춰질 경우 천연가스 대신 수소 공정으로 즉시 전환이 가능해, 일본이 미국 내 친환경 철강 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미국 투자 핵심은 자국 소유의 신철강 기술인 ‘미드렉스(Midrex)’ 기반 직접환원철 공정으로 이를 지렛대 삼아 철강에 대한 관세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며 “현대제철이 미국에 투자하고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실증 공정 도입에 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한국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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