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정부의 검찰 개혁 법안을 두고 민주당 내 반발 목소리가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당 의견 수렴을 지시하며 교통정리에 나섰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수사사법관(법률가)'과 '전문수사관'(비법률가)으로 이원화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구조를 '검찰 시즌2'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놓고도 당·정 간 이견이 표출되면서 향후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 권력 재포장" 전방위 비판…이 대통령, 직접 교통정리
청와대는 13일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검찰 개혁 및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뤄지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개혁안에 대한 당·정 이견 조짐이 보이자 이 대통령이 수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지난 12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수청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표했습니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오는 26일까지 각 공소청·중수청 법안의 입법예고를 거쳐 내달 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공소청 법안의 경우 공소청 검사 직무 1호에서 '범죄수사'와 '수사개시' 부분을 삭제하고 '공소의 제기 및 유지'로 명시했습니다. 중수청 법안에서는 중수청의 수사 범위를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 보호, 사이버범죄 등 '9대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법률가 중심의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인 전문 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중수청 조직 구조를 두고 '검찰 특수부'를 부활시키는 꼴이라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금 (중수청을) 전문 수사기관으로 만드는 건데, 어느 수사기관도 이렇게 이원화돼 있지 않다"며 "굉장히 독특한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강득구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검찰 개혁의 핵심은 분명하다. 어떤 형식으로든 검사가 수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검사를 수사사법관이라 부르고, 이들이 수사관을 지휘하도록 한다면 그건 개혁이 아니라 '검찰 권력의 재포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노종면 의원도 전날 SNS에서 중수청 조직 이원화를 두고 "검찰 개혁을 좌초시킬 함정"이라고 평가한 데 이어 이날 "개혁을 하려다 개편을 하는 셈이다. 입법예고 단계이니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개혁안으로 조율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뜨거운 감자 '보완수사권'…입법 혼란 예고
이번 정부안에 담기지 않은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도 쟁점입니다. 보완수사권은 추후 논의를 통해 오는 4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영하자는 게 정부 계획입니다. 하지만 당내 대다수의원들은 수사권을 남겨둬선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김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고 '수사·기소권 분리'라는 검찰 개혁 방향을 재확인했습니다. 행사에는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김 의원은 "검찰 개혁이 바람직하게 돼야 하고, 그것이 진정으로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면서 "보완수사권을 검찰에 남겨두는 건 절대 안 되고, 중수청을 이원 조직으로 만들어서 기존 검찰의 특수부를 확대 재편하는 구조로 만들면 안 된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이 모든 논란이 새롭게 시작되면서 검찰 개혁이 늦어지는 것만은 절대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추 위원장은 "수사와 기소가 분리돼야 한다는 철칙을 반드시 지켜야 된다"며 "보완수사권 등 어떤 명분으로도 수사권을 다시 검찰에 쥐여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복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다수의 의원들이 완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혼란이 예고됩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뉴스토마토>에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당내 여러 의견이 있다"면서 "아직 당론으로 정해진 건 아닌 만큼 논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개별 의견 자제령'에도 검찰 개혁을 둘러싼 잡음이 확대되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법안 수정을 언급했습니다. 정 대표는 이날 SNS에 "검찰 개혁 정부 법안은 민주당에서 충분하게 토론하고, 수사·기소 분리라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수정하겠다"며 "입법의 최종 권한과 책임은 국회에 있다. 역사적 책무를 잊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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